차세대 폼펙터를 자랑하는 미니 워크스테이션 Z2 미니 G1a(Z2 Mini G1a) [사진: HP]
차세대 폼펙터를 자랑하는 미니 워크스테이션 Z2 미니 G1a(Z2 Mini G1a) [사진: HP]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거대한 본체와 묵직한 그래픽카드가 책상을 점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AI 모델 하나를 띄우거나 고해상도 3D 렌더링을 걸기 위해서는 전력과 발열을 감당할 여유 공간이 필요했고, 전문가의 작업 환경은 늘 거대한 하드웨어와 함께 움직였다. 

그런데 미니 워크스테이션으로 불리는 HP Z2 미니 G1a(Z2 Mini G1a)는 이 공식을 정면에서 뒤집는다. 가로 20cm 두꺼운 영어사전 만한 작은 박스가 “워크스테이션이 꼭 커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 중심에는 AMD 라이젠 AI MAX 플랫폼이 있다. CPU·GPU·NPU를 하나의 칩에 통합하고, 최대 96GB까지 GPU 메모리로 직접 할당 가능한 유연한 메모리 구조를 적용해 기존 VRAM 병목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제거한 것이 핵심이다. 작업 용량에 따라 필요한 순간 필요한 만큼 메모리를 뽑아쓴다. 과거 수천만 원대 장비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 구조적 혁신이 실제 성능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Z2 미니 G1a는 오픈AI가 공개한 1200억 파라미터급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GPT-OSS-120B를 로컬에서 안정적으로 돌려냈다. 냉각과 전력 공급이 부족한 노트북과 비교하면 시네벤치, 블렌더 등 CPU 기반 작업에서 10~20% 이상 차이를 냈고, 프로사이언(Procyon) AI 이미지 생성 테스트에서도 데스크톱의 체급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고성능 모드로 밀어붙이면 150W TDP를 그대로 쓰며 끝까지 체력을 유지하고, 조용한 환경이 필요하면 ‘저소음 모드’에서 거의 무소음에 가까운 상태로도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했다.

HP Z2 미니 G1a의 내부, 컴팩트한 부피가 장점이지만 확장성은 한계가 있다 [사진: HP]
HP Z2 미니 G1a의 내부, 컴팩트한 부피가 장점이지만 확장성은 한계가 있다 [사진: HP]

이 상자 안에는 알뜰하게 짜인 설계가 숨어 있다. 가로 20cm, 세로 16.8cm, 높이 8.55cm 크기의 본체는 RTX 5090 GPU 단품과 비슷한 부피에 불과하지만 내부에는 300W 파워서플라이를 내장해 외부 어댑터 없이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한다. 이는 작업 공간의 케이블 혼잡을 줄이고, 모니터 뒤, 벽, 랙 등 어디에도 자연스럽게 설치되는 폼팩터는 워크스테이션을 ‘자리 차지하는 존재’에서 ‘환경에 녹아드는 도구’로 바꾼다.

여기에 썬더볼트 4, USB-A/C, 미니DP 2.1, 2.5GbE 랜포트 등 다양한 포트를 갖춰 전문 업무에서 요구되는 연결성을 충족한다. 두 개의 플렉스 I/O 슬롯을 통해 10GbE 랜이나 추가 USB 포트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유연성을 높인다. 

HP Z2 미니 G1a의 후면 및 측면 포트 [사진: HP]
HP Z2 미니 G1a의 후면 및 측면 포트 [사진: HP]

냉각과 소음 제어 역시 이 기기의 강점이다. 고성능 모드에서는 150W TDP를 최대한 활용해 렌더링·시뮬레이션 성능을 극대화하고, 저소음 모드에서는 V-Ray 테스트 기준 고성능 대비 단 1%의 성능 하락만 발생한 채 거의 무소음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한다. 조용한 스튜디오 환경이나 사무실에서도 쾌적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HP가 제시하는 성능-소음 균형의 정교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HP Z센트럴 리모트 부스트(ZCentral Remote Boost)와 울프 시큐리티 프로(Wolf Security Pro) 등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을 기본 제공해 원격 작업과 보안 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이는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을 원격으로 활용해야 하는 전문가에게 중요한 이점이며, 공간 제약이 있는 팀 환경에서도 유용한 기능이다.

물론 타협점도 있다. 온보드 CPU·메모리 구조인 탓에 성능 업그레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덩치는 전형적인 가정용 미니 PC지만 가격은 수백만원대 워크스테이션 가격 그대로다. 그러나 공간 제약으로 풀사이즈 빅타워 워크스테이션을 들여놓기 부담스러운 사용자, 클라우드 보다는 대규모 AI·3D 데이터셋을 로컬에서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전문가라면 Z2 미니 G1a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실제로 로컬 AI 연구자, 데이터 과학자, 3D 아티스트, 3D 렌더링 전문가처럼 대규모 메모리 처리와 안정적인 연산 환경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Z2 미니 G1a는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라,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솔루션’에 가깝다. 기존 노트북 대비 10~20% 이상의 성능 우위와 장시간 안정적 유지 능력까지 더해지며, 소형 폼팩터 워크스테이션이 전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제로 증명한 셈이다.

작지만 타협하지 않은 설계, 작은 몸집 안에 숨은 대형 워크스테이션의 야심, 그리고 로컬 AI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형태. Z2 미니 G1a는 "작은 워크스테이션도 거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증명하고 있다.

Z2 미니 G1a 제품 사양

프로세서: AMD 라이젠 AI Max+ PRO 385 프로세서(8코어, 16스레드, 최대 5.0Ghz, 32MB L3 캐시, NPU 최대 50TOPS) 그래픽: AMD 라데온 8050S 메모리: 64GB DDR5X-8000 MT/s 스토리지: 1TB PCIe® 4x4 NVMe™ M.2 무선 네트워크: 미디어텍 MT7925 Wi-Fi 7 / 블루투스 5.4 지원 파워 서플라이: 300W EPA 92 운영체제: 윈도 11 Pro 크기 및 무게: 8.55 x 16.8 x 20 cm / 2.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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