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폭스바겐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개발해온 전기 미니밴 ID 버즈가 드디어 북미 시장에 상륙했다. 관련해 IT 전문 매체 아스테크니카가 ID 버즈에 대한 시승기를 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수년간 기대를 모았던 전기 미니밴 ID 버즈는 2001년부터 수차례 선보였던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클래식 마이크로버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2017년 생산 결정 이후 전기차(EV) 붐과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 양산까지 7년이 걸리면서 시장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고, 오히려 팬데믹과 각종 규제로 가격 부담이 커졌다. 최근에는 수입 관세와 EV 세제 혜택 논란까지 겹치며 도로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모델이 됐다. 그만큼 이 차를 타고 다니면 길가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시선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이번에 시승한 ID 버즈 프로 S 플러스 트림은 후륜 구동으로 최고출력 282마력(210kW), 최대토크 56.0kg.m(560Nm)을 낸다. 소형 전기차의 2배에 달하는 91kWh 대용량 배터리를 얹어 공인 주행거리는 234마일(약 377km)인데, 실주행에선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 평균 1kWh당 3.1마일(약 5km)을 달렸고, 배터리 잔량 89% 기준으로 계기판에는 255마일(약 410km)의 예상 주행가능 거리가 표시됐다.
400V 아키텍처 기반 급속충전은 10\~80%까지 30분이 걸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3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1분이 소요됐다. 완속 충전은 약 7.5시간이면 끝난다.
미니밴에 중요한 공간성은 확실히 강점이다. 미국 사양은 3열 시트가 기본이며, 유럽 모델과 달리 뒷좌석 송풍구와 창문 개폐 기능을 지원한다. USB-C 포트도 여럿 배치돼 가족 단위 사용에 적합하다. 좌석 착좌점(H-포인트)이 경쟁 미니밴보다 몇 cm 높아 시야가 탁 트이지만, 작은 체구의 탑승자가 오를 땐 손잡이나 발판이 있었다면 더 편리했을 것이다.
큰 배터리 덕분에 차체가 높아졌지만, 경쾌한 조향과 작은 회전반경 덕분에 도심 주행은 어렵지 않다. 다만 고속주행에선 각진 전면부와 넓은 차체 때문에 풍절음이 다소 유입되는데, 오디오 볼륨을 높이면 크게 신경 쓰이진 않는다.
3열과 2열 모두 성인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으며, 의외로 3열 레그룸(1,077mm)이 2열(1,014mm)보다 더 넉넉하다. 단, 두 열 모두 탈착은 불가능하고 평평하게 접을 수만 있다. 3열과 2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적재용량은 4,106리터에 달하며, 3열만 접어도 2,138리터가 확보된다. 3열을 펼치면 기본 적재공간은 526리터 수준이다. 센터 콘솔은 탈착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가 높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기본가 5만9,995달러에 2톤 컬러 도장 옵션(995달러)과 배송비(1,550달러)를 더해 시승차 가격은 6만6,040달러였다. 기아, 혼다, 크라이슬러의 내연기관 미니밴보다 비싸지만, EV 파워트레인과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납득이 간다. 무선 충전, 헤드업 디스플레이, 원격 도어 오픈 등 최신 기능도 기본 탑재됐다. 실내 색상은 검은색보다 밝으면서도 실용적인 '코퍼' 톤이 적용됐다.
ID 버즈는 여전히 EV 미니밴 선택지가 없는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이며, 넓은 3열 공간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낸다. 전기차 전용 미니밴을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이자 매력적인 대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