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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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암호화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주목하는 국내 보안 업체들이 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특히 기존 보안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넘어 신규 사업 측면에서 블록체인을 눈여겨 보는 모습이다.

라온시큐어 등이 일찌감치 인증에 초점을 맞춰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안랩이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안랩은 2019년부터 실행하고 있는 중장기 미래 전략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신규 차업으로 추진해왔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는 암호화폐 지갑으로 시작해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서비스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안랩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서비스인 빅스캔은 웹3.0 지갑, 스마트 컨트랙트, 디앱 주소를 입력하면 사기, 피싱, 스캠 연관 여부 및 위험도 점수(Risk Score), 자산 가격 정보 등 거래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알려준다.

최근에는 네트워크 접근 제어(NAC) 및 EDR 전문 업체 지니언스가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지니언스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운영사 피어테크에 투자를 진행했다. 사업 협력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투자 성격이다.

양사는 디지털 자산 보관·관리·거래 보안 위협을 제거함은 물론 블록체인 기반 새로운 보안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공동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시스템 보호에 국한됐던 보안 영역을 NFT, 가상자산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제로트러스트 등  사업과 관련 있다. 제로트러스트 구현 전략에서 핵심으로 대두되는 것이 향상된 인증인데,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기술 등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니언스는 NAC, EDR 외에 ‘지니안 제로 트러스트 네트워크 액세스(ZTNA)’를 출시하는 등 최근들어 제로트러스트 보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9월 기존 윤두식 단독대표 체제에서 윤두식·조원희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윤두식 대표는 블록체인, 생성 AI 분야 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사업에 블록체인 신사업이 포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회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신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지란지교시큐리티는 2021년 암호화폐 지갑 개발 업체 아이오트러스트에 투자도 진행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아이오트러스트와 사업적으로도 협력해왔다.

그동안 여러 보안 업체들이 솔루션 중심으로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생각 만큼 재미를 보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모 보안 업체의 경우 2021년 블록체인 전담 조직까지 꾸렸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조직을 해체했다.

하지만 최근 보안 회사들 행보는 기업 환경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솔루션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안랩의 경우 솔루션 보다는 암호화폐 지갑 및 블록체인 관련 인텔리전스 서비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지니언스는 제로 트러스트 보안 연장선상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보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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