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프로 맥스(좌) 및 아이폰14 프로 [사진: 애플]
아이폰14 프로 맥스(좌) 및 아이폰14 프로 [사진: 애플]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구글과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뭉친 안드로이드 동맹이 있지만 애플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미국에서 사용 중인 휴대폰에서 애플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12월 기준으로 이같은 수치는 52.5%로 늘었다.

하니시 바티아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으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사용자 기반이 서서히 침식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변화를 내놓기까지는 애플 점유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를 보면  아이폰 사용자 기반이 확대되는 것은 몇 가지 요인으로 요약된다.

우선 젊은 층에서 아이폰이 갖는 인기다. 아이폰 문자 메시지는 아이폰 사용자들 끼리 주고 받을 받을 때는 파란색으로 뜨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보낸 것은 녹색으로 뜨는 방식인데, 이로 녹색이 채팅을 망친다는 얘기까지 있을 만큼 젊은 층 사이에서 아이폰 선호도는 높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테크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에어팟, 맥, 애플 워치 등 상호 연동되는 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월드가든(walled gardens, 닫혀진 정원)을 구현한 것도 아이폰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신형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화도 애플에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14 프로 맥스 가격은 1599달러에 달하지만 나름 잘팔린다는 분석이다. 애플 전문으로 유명한 밍치 쿠오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여름 아이폰14 맥스 프로는 프로 모델들 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었다"고 말했다.

WSJ은 아이폰 점유율 확산과 관련해 중고폰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중고폰과 문제가 있어 소비자가 반품한 것을 제조사가 수리해서 다시 파는 일명 리퍼폰(or refurbished smartphones)은 지난해 2억8300만대가 팔렸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20% 수준이다. IDC는 중고폰 판매량은 앞으로 연간 14% 성장해 2026년 4억1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신제품 성장률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WSJ의 크리스토퍼 밈스 기자는 최근 몇년 간 스마트폰 시장은 중고차 시장과 비슷해졌고 이것은 애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이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잘 나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오래 쓸 수 있는 데다 애플이 타사에 비해 구형 모델들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도 지속적으로 해줘 많은 이들은 구형 모델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애플은 2017년초 출시된 기기들에 대한 소프트웨어도 지원하고 있어, 중고폰 시장에서 생명력이 길다고 WSJ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통신 분야 애널리스티인 체탄 샤르마는 "지난 3~4년 동안 애플은 스마트폰 중고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자체 중고폰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중고 스마트폰 판매 증가는 신제품 판매에는 마이너스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애플에겐 위협일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은 서비스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WSJ은 전했다. 중고 스마트폰은 아이폰 신제품 매출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아이폰 사용자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애플이 서비스를 팔기에는 유리한 구도다.

지난 분기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애플 뮤직 등을 포함하는 애플 서비스 부문 매출은 208억달러에 달했다. 아이폰에서 이뤄지는 유료 구독 건수도 9억3500만 수준이다. 지난 분기 애플 전체 매출에서 서비스 비중은 17%였지만 마진은 하드웨어보다 높기 때문에 애플 전체 이익에서 서비스 비중은 보다 높다고 WSJ은 전했다.

프리미엄 및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 애플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선점한 폴더폰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폰 강세 현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체탄 샤르마 애널리스트는 "유럽에서부터 아시아까지 선진국들에서 29세 이하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선호한다. 삼성전자의 홈그라운드는 한국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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