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디퓨전' 생성 AI 모델이 그린 그림 [사진: 스테이블 AI]
'스테이블 디퓨전' 생성 AI 모델이 그린 그림 [사진: 스테이블 AI]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인공지능(AI) 분야의 활용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달리 2(DALL·E 2)를 시작으로 미술 분야에서 AI 기술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AI 도구를 활용해 비전문가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이미지를 단 몇초 만에 생성하는 등 전례 없는 충격이 미술 시장에 가해지고 있는 것.

소위 '그림 그리는 AI'로 불리는 생성 AI(generative AI)를 다루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용자가 원하는 키워드나 문장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해석해 적절한 그림을 그려준다. 물론 그림이 완벽하진 않다. 일반적인 사람의 눈에는 종종 부자연스럽게 어색한 형상이 눈에 띄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아이들 미술용 장난감 같은 이런 생성 AI은 비논리적 예술인 미술 분야에서 AI를 적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AI가 바둑을 두고 음악을 만들 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그리는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지난 8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는 특집 기사를 통해 생성 AI가 미술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전망했다. 기술적 산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미술품 시장에 커다락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예견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창조의 도구 - 생성 AI(generative AI)

최근까지 AI는 과거의 데이터를 학습해 기존의 대상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량 고양이와 강아지 사진을 비교하면서 어느 동물이 강아지이고, 고양이인지 판별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생성 AI 모델은 이전에 없었던 것을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생성할 수 있다. 단순히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하는 것이다.

생성 AI 역시 딥 러닝이라고 부르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을 사용한다. 최근 공개된 이미지 생성 AI의 경우 오픈AI(OpenAI)에서 개발한 모델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이 2015년 12월 설립한 공익성 인공지능 회사다.

오픈AI는 새롭게 개발한 알고리즘과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게 돕고 결과적으로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스테빌리티 AI, 크레용 등 다수 스타트업이 이미지 생성 AI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공개된 달리 2와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도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생성 AI 모델들이다. 특히 지난 8월 공개된 스테이블 디퓨젼의 경우 누구나 깃허브(GitHub)에서 모델을 내려받아 자신의 PC나 클라우드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I 그림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사례 덕분이다.

'스테이블 디퓨전' 생성 AI 모델이 그린 그림 [사진: 스테이블 AI]
'스테이블 디퓨전' 생성 AI 모델이 그린 그림 [사진: 스테이블 AI]

스테이블 디퓨전 모델을 어도비 포토샵 플러그인으로 제작해 통합한 사례도 등장했다. 이렇게 되면 비전문가조차도 포토샵과 AI의 도움을 받아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나 그림을 창작할 수 있게 된다. 얼마 전 생성 AI를 활용해 만든 그림으로 미술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사례가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다.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진화하는 생성 AI

최근에는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생성 AI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지난 9월 이미지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AI 프로그램 '메이크어비디오(Make-A-Video)'를 발표했다. 구글 역시 10월들어 텍스트를 동영상으로 변환하고 몇 초에서 몇 분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이메이진 비디오(Imagen Video)와 페나키(Phenaki)라는 모델을 발표했다.

이메이진 비디오(Imagen Video)가 만든 짧은 동영상 [사진: 구글]
이메이진 비디오(Imagen Video)가 만든 짧은 동영상 [사진: 구글]

미국의 기술 투자자들은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 AI를 지난 2000년 웹(WWW)이나 2010년 스마트폰처럼 혁신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여기고 있는 것.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우후죽순 등장하는 생성 AI 관련 스타트업이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오픈AI는 MS와 쇼슬라 벤처스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았으며, 스테이블 디퓨전의 개발사 스테빌리티 AI는 현재 최대 1조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유명 벤처캐피털 셰콰이어 캐피털은 이에 대해 "생성 AI가 장차 수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상업용 일러스트에서 시작해 게임, 광고, 법률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인간이 맡아야 했던 독창성의 영역을 이제 AI가 보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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