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광양 공장 전경 [사진: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광양 공장 전경 [사진: 포스코케미칼]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포스코케미칼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발효와 유럽의 원자재 관련 규제 추진이 오히려 기회로 여긴다. 지주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타사에 비해 공급망 경쟁력이 높다. 여기에 자본력을 갖춰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포스코케미칼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와 NCM을 생산한다. NCM622 등 범용 제품부터 811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까지 소화한다. 주력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대다수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물량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공급된다. 이와 함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양극제 제품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 기조에 따라 국내 업체와의 협력을 넓혀왔다. 니치아, 스미모토화학, 벨기아 유미코아 등에 의존하던 양극재 공급망 역시 국내로 눈을 돌렸다. 배터리 소재 후발주자이던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계기로 성장해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협력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포스코케미칼은 핵심 생산기지가 광양이다. 광양 공장은 연산 6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3단계 종합 준공 마무리 단계에 돌입, 올해 하반기 가동 준비를 마치면 9만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게 된. 단일 양극재 공장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포스코케미칼은 생산능력이 연말 기준 광양 공장 9만톤, 구미 공장 1만톤, 중국 저장성 퉁샹시(화유코발트 JV; 절강포화) 5000톤을 합한 10만5000톤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지주사 바탕 원자재 공급망·자본력이 장점…IRA 수혜 예측도 

포스코케미칼은 지주사가 갖고 있는 글로벌 통상 네트워크와 자본력이 최대 강점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친환경 소재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에 맞춰 원료 공급망 확대, 배터리 소재 전주기의 수직계열화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니켈, 리튬, 코발트 등 주요 채굴권을 속속 확보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호주 자원개발 기업 핸콕사와 리튬, 니켈, 구리 등 주요 금속 및 광석의 광산 개발 MOU를 맺었다. 또 호주 필바라와 함께 합작사를 세우고 국내 4만3000톤 규모 수산화리튬 공장,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염수리튬 공장을 착공, 리튬 내재화에도 나선 상태다.

포스코그룹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사진: 포스코케미칼] 
포스코그룹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사진: 포스코케미칼] 

아울러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중간 원료인 전구체 내재화율을 높이고 있다. 올해 3월 6000억원을 투자해 광양 전구체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7월 3262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연 4만5000톤 규모 생산설비를 증설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2025년 22만톤으로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대, 현 33% 수준인 전구체 자체 생산 비율을 64% 이상 높일 계획이다.

지주사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 공급망 확대 전략은 미래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공략에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전기차 산업 성장을 위해 2025년 7월 발효하는 USMCA, 올해 발효한 IRA 등으로 자국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동화가 더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전기차 완성차업체는 배터리 대량 수급을 위해  셀업체와의 협력은 물론,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 등 원자재를 확보해야만 한다. 자동차 OEM과 셀 업체가 모든 광물 공급망을 갖출 수 없는 만큼 소재 업체의 안정적인 공급망이 필요한 셈이다. 현지에 대규모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자본력을 갖추고 있고, 철강 사업 등을 영위하며 원료 네트워크를 확보한 포스코그룹이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 이유다.

높은 LG엔솔 매출 비중이 고민…고객사 다변화로 풀어야

포스코케미칼은 고객사 다변화가 최대 고민이다. 현재 양극재 사업 매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비중이 압도적인 탓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생산 능력 확대로 매출이 늘고 있지만 발주량이 줄면 타격이 적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미 LG화학, 엘앤에프 등 국내 기업들과 해외 양극재 기업을 협력사로 두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케미칼은 GM과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 직접 양극재 납품 계약을 맺고 자동차 OEM을 확보했다. 유럽 배터리업체인 모로우배터리와 브리티시볼트에도 소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보다 안정적인 매출처를 늘려 장기 성장성을 높인 셈이다.

그러나 완전한 단일 고객사 리스크 해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얼티엄캠의 소재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공급되고, GM에 납품하는 소재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용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럽 배터리 업체들은 생산능력이 아직 미미해 고객 다변화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에 양극재 공급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고객사 확장 여지가 충분하다. 포스코그룹이 SK그룹과 배터리 사업 포괄적 업무협력을 맺고 있어서 SK온과 소재공급 협업 여지가 늘었다. 또 삼성SDI에 NCA 양극재 공급을 적극 추진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협력사가 한 고객사에 납품하면 종속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공급망 문제가 커지면서 그 관례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다만 LG-SK 간의 미묘한 관계나 원 고객사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고객사 다변화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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