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사진: 연합뉴스]
식약처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년간 중단됐던 천연물의약품산업발전협의체가 재개되면서 천연물 의약품 개발 분위기가 다시 조성될지 주목된다.

천연물 의약품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식물·동물·광물·미생물과 이들 대사산물을 총칭하는 천연물을 연구·개발한 것으로, 조성 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약정책과는 최근 천연물의약품산업발전협의체 관련 제도분과위원회 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약사회, 한의사협회 등 유관단체와 SK케미칼, GC녹십자, 동아에스티, 광동제약, 유유제약 등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로 지난 3~4년간 협의체 운영을 중단했다가 최근 킥오프 미팅을 가졌다”며 “하반기 또 한번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식약처는 2012년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을 장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당시 제도분과, 제제분과, 기준·규격분과 등 각 분과가 운영됐으며, 품질관리 기준(GMP) 등 천연물 의약품 관련 제도에 대한 지원방안이 논의됐다. 1조4000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관련 연구개발 촉진 계획을 밝혔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천연물 신약 개발과 출시가 활발했지만 이후 열기가 확 식었다. 천연물이라는 특성 탓에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물 의약품에서 벤조피렌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국회에서는 천연물 신약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재원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 검출과 기존 약물 대비 최고가에 근접한 약가, 낮은 수출 실적 등을 질타했다.

특히 천연물 신약 정책은 실패했다며 지원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김 의원 주장에 김승희 당시 식약처장은 “그렇게 생각한다”며 공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천연물 신약 개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발간한 제약산업연구개발백서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 41곳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분야는 화합물 신약이 65.9%로 가장 높았고 천연물신약 53.7%, 바이오신약 46.3%이 뒤를 이었다.

전 세계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천연물 시장 규모는 1000조원 이상으로 연간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04년 천연물의약품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이후 2020년까지 400여개 천연물신약 후보가 미국에 임상을 신청했다.

동아에스티 위염약 ‘스티렌’ [사진: 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 위염약 ‘스티렌’ [사진: 동아에스티]

대표적인 국산 천연물 신약은 SK케미칼 조인스정, 동아에스티 스티렌, 녹십자 신바로캡슐 등이 있다. 천연물 신약은 9년째 전무하다 지난해 한림제약 급성기관지염 치료제 ‘브론패스정’이 허가를 받았고, 종근당 위염치료 천연물 신약 ‘지텍’이 지난달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제4차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계획을 통해 2024년까지 글로벌 수준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천연물 신약 개발을 촉진해 국내임상진입 5건, 해외임상진입 3건, 해외기술이전 3건, 글로벌 천연물신약 1건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바 있다.

국내에서는 전통제약사뿐 아니라 다수 바이오벤처들이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신약 개발에 나선 상태다.

제넨셀은 천연물 기반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국내에서 임상2, 3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환자를 모집해 투여를 준비하고 있다.

에이피알지는 천연물 원료를 이용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APRG64’를 개발 중이다. 에이피알지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APRG64의 국내 임상 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한다. 중증 진행률과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유효성을 검증하게 된다.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개발하던 ‘DW2008S’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하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정부 코로나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의 2021년 5차 신규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천연물안전관리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천연물 제품의 위해물질 관리 등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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