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올해는 애플이 이례적으로 한 해에 두개의 아이폰을 내놨다. 물론 언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막상 나오고 보니, 그 자체가 새롭게 다가온다. 기존 아이폰 계열을 잇는 ‘아이폰5S’와 또 다른 카테코리의 모델인 ‘아이폰5C’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아이폰5C’다. ‘아이폰5S’가 지문인식 솔루션인 터치ID를 통해 전작과 차별화를 이뤘다면, ‘아이폰5C’는 디자인으로 변화를 꾀한 제품이다. 아이폰5C를 직접 사용해보며 디자인 상의 변화 포인트와 애플의 기획 의도를 역추적해 활용 반경을 살펴봤다.

▲ 애플 아이폰5C 박싱 모습. 기존 아이폰의 종이 박스와는 다르게 플라스틱 박스로 내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마치 아이팟과 비슷하다
색색깔 패딩 점퍼를 입다
사실 아이폰5C는 디자인을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얘기할만한 게 없다. 반투명 파스텔톤으로 변신을 꾀한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7이 아이폰5C만의 전유물도 아니고, 하드웨어 스펙과 그에 따른 기능들은 전작 아이폰5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아이폰5C의 디자인을 한 마디로 비유하면 추운 겨울철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기본 패션 아이템인 패딩이라할 수 있다. 패딩은 대부분 원색으로 패션 포인트를 살려주면서도 도톰한 내부 안감 덕분에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실용성까지 겸비했다. 아이폰5C가 딱 그렇다. 디자인만으로도 색다른 사용자 가치를 전달해준다.

▲ 애플 아이폰5C 잠금화면
패딩을 입었기 때문에 두께나 크기는 전작인 아이폰5보다는 크다. 아이폰5C의 크기는 124.4x59.2mm다. 전작은 123.8x58.6mm다. 길이와 너비 모두 0.6mm 더 길고 넓어졌다. 물론 무게도 더 나간다. 132g으로 아이폰5 대비 20g이 더 무거워졌다.

색상은 진한 단색이라기 보다는 다소 바랜 색상이다. 리뷰 제품은 노란색으로 후면의 검은 색 애플 사과 로고가 더 뚜렷하게 보인다. 측면부터 후면까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제작됐다. 시중에 나온 플라스틱 케이스 소재와 동일하다. 이격없이 꽤 단단하게 본체와 맞물려 있다. 외부버튼들도 찰싹 달라붙어 있다.

사진 속에서 봤을 때는 장난감 같은 느낌이었는데 막상 마주하고 보니 꽤 근사하다. 특히 여성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좋을 듯싶다. 리뷰 도중에도 몇번씩이나 여성들에게 빼앗김(?)을 당했다.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게 매력이라는 평가다. 패션 아이템임은 확실하다.

측면부터 후면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라운드로 처리됐다. 각졌던 전작과는 달리 손에 들어오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플라스틱이 주는 안정감도 그립감을 좋게하는데 한 몫 담당한다. 낮은 높이에선 떨어뜨려도 괜찮을 듯 싶다. 직접 만져봐야 실감하겠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라운드 처리된 아이폰3GS가 줬던 그립감과는 사뭇 다르다.

▲ 달라진 아이폰5C의 후면
아이폰5C가 패딩만 입은 것은 아니다. ‘원 모어 씽(One more thing)’. 하나 더 아이폰5C만의 매력포인트가 있다. 외부 색상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색상을 입혔다.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배경화면과 통화 다이얼 부분이다. 아이폰5C의 메인화면은 노란색의 점박이 배경이 깔려 있다. 통화 다이얼도 노란색의 테두리를 입혔다. 이 정도면 ‘깔맞춤(?)’ 했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물론 부분적으로만 외부 색상을 구현했을뿐, 대부분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본적인 iOS7 색상이다. 다만, iOS7의 주요 배경색이 화이트 색상이다 보니 외부 색상과 일부 내부 색상의 영향으로 마치 전체가 노란색으로 물든 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러한 연출이 의도된 착각이라면, 꽤 치밀한 구성이다.

▲ 아이폰5C 메인화면


<영상> 애플 아이폰5C 전체적인 간단 리뷰

애플 생태계 내에선 '보급형', 밖에선 '선택형'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는다고 하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저가형 아이폰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아이폰5C가 나왔을 때 항상 ‘저가형’ 또는 ‘보급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러나 가격이 문제였다. 아이폰5S 가격 대비 100달러가 저렴하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는 저가형이라 부르기에는 낯간지럽다. 사용자들은 좀 더 낮은 가격, 이를테면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애플의 생태계에 입성하기를 바랐다.

그렇다면 정말 아이폰5C에 ‘보급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지 따져보자. 애플이 아이폰5C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하려 했는지를 알게 된다면 반대로 소비자들이 왜 아이폰5C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애플 아이폰5C
일단 가격만 놓고 보면 아이폰5C를 보급형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보급형에 대한 가격 기준이 정확하게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글의 넥서스5에 대입해보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넥서스5 16GB 모델은 대당 349달러다. 이에 비해 아이폰5C 16GB 모델은 547달러다. 198달러가 더 비싸다.

다만, 여기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아이폰5C가 애플의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애플 밖에서는 보급형이 아닐지 몰라도 애플 생태계 안에서 아이폰5C는 보급형이다. 그것도 꽤 매력적인 보급형 모델이다.

애플은 그동안 차세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그 이전 제품의 가격을 100달러씩 내리는 정책을 취해왔다. 이를테면 전작이 보급형의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아이폰5S가 나왔으니 전작인 아이폰5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5 대신 아이폰5C로 그 자리를 대체했다. 아이폰5와 아이폰5C는 동일한 하드웨어 스펙을 갖추고 있다. A6 프로세서나 5인치 화면 크기 등 모두 같다. 다만 배터리만 1510mAh로 소폭 높아졌을 뿐이다. 물론 단순하게 대체 역할만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디자인 변화와 색상 다양화로 선택폭은 더 넓어졌다.

▲ 주머니 속 아이폰5C
구매 포인트도 확실하다. 아이폰5와 아이폰5S의 변별력보다 아이폰5S와 아이폰5C 의 변별력이 더 크다. 어짜피 아이폰5나 아이폰5S가 애플 생태계를 활용하는데 있어 큰 성능차는 없다. 디자인도 비슷하다. 하지만 아이폰5C는 디자인부터가 다르다. 다양한 색상을 통해 패션 아이템으로도 쓸 수 있다. 가격도 아이폰5S보다 낮다. 아이폰5는 구형폰이지만 아이폰5C는 새 폰이다. 새 폰을 사는 재미도 더해진다.

정리하자면 애플 외부에서 가격만 놓고 따지자면 아이폰5C는 ‘보급형’이 아닌 기존 아이폰과는 다른 ‘선택형’ 모델이다. “저가형 폰인데 왜 이렇게 비싸?”가 아니다. 앞뒤가 바뀐 말이다. “가격이 547달러니 보급형이 아니다”가 오히려 정답에 가깝다.

▲ 아이폰5C(좌)와 아이폰5
하지만 애플 내부에서 바라본다면 아이폰5C는 보급형 모델이다. 안드로이드나 윈도 생태계가 아닌 애플의 생태계 활용을 위해 아이폰 구매를 결정했다면 아이폰5S는 고급형 모델로, 아이폰5C는 그보다 낮은 가격의 보급형 모델인 셈이다. 게다가 어떤 색상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도 동반된다.

▲ 아이패드 미니(하단)와 아이폰5C

<표> 애플 아이폰5, 아이폰5S, 아이폰5C 하드웨어 스펙 비교

모델

아이폰5

아이폰5S

아이폰5C

크기

123.8x58.6x7.6

123.8x58.6x7.6

124.4x59.2x8.97

무게

112

112

132

AP

A6

A7

A6

RAM

1GB

1GB

1GB

카메라

120/800만화소

120/800만화소

120/800만화소

네트워크

LTE

LTE

LTE

배터리

1440

1440

1510

 
아이폰5C 언락폰은 영국계 온라인 유통업체 익스펜시스(http://www.expansys.co.kr/)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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