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애플의 팀쿡 CEO가 최근 중국 베이징 왕푸징에 위치한 애플 매장에서 디디추싱(滴滴出行) 총재 류칭 등과 중국 개발자 회의를 진행했다. 디디추싱은 지난주 애플이 투자한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팀쿡이 애플 CEO를 맡고 난 후 벌써 8번째 중국 방문이다.

단 팀쿡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게 된 속내는 그리 편치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베이징샹바오(北京商报)는 “올해 애플이 매출과 이익 모두 하락하는 등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중국 지역의 도서와 영화 사업 역시 정책적인 난관에 부딪쳤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해석했다.

■ 팀쿡의 8번째 중국 방문에 쏠리는 시선

베이징샹바오에 따르면 팀쿡은 이번 중국 개발자 회의에서 “중국의 개발자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누적으로 70억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며 “더 놀라운 점은 이중 절반이 과거 12개월간 발생한 것이며 중국 개발자들이 개발한 앱을 전 세계 약 160개 국가 사용자들이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평가와 상호작용 기능을 추가해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이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베이징샹바오는 “이번 방문은 이미 팀쿡이 애플 CEO를 맡은 이래 8번째 방문이며 전임 CEO 스티브잡스와 달리 팀쿡은 중국 시장에서의 행보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3월 팀쿡이 애플의 CEO로서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국무원 부총재였던 리커창이 직접 그와 만났고 이후 3차례에 걸쳐 리커창은 3대 통신사와 협력을 논의했다.

현지 언론이 이번 방문에서 주목한 점은 팀쿡이 이번에 류칭과 함께 애플 매장에 나타난 것이다. 베이징샹바오는 “지난 주, 디디가 애플의 1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결정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이다. 팀쿡은 이에 대해 “지금은 업계가 고성장의 진입 단계에 있으며 중국 정부가 제시한 ‘인터넷+’와 창업자 육성 정책은 모두 고성장의 기반”이라며 “올해 2분기 내에 애플은 중국에 더 많은 매장을 열 것이며 여름이면 40곳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주목 받았다.

▲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중국 베이징에 모습을 드러냈다.(사진=팀쿡트위터)

■ 이번에도 곤경에 처한 애플을 살려낼까

2013년 이래 팀쿡은 기본적으로 매년 두 차례씩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판매량이 평탄치 않다는 점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2013년 7월 애플의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량이 14% 하락했다. 팀쿡은 당시 차이나모바일의 시궈화(奚国华) 회장과 만났으며, 이듬해 협상에 성공했고,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시켜 성공적인 ‘구제책’을 마련해 냈다.

이번에 중국을 찾은 팀쿡에 대해 일부 소식통은 “가장 어려운 점은 중국의 마케팅 부문과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등 기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5년 9월 30일 애플은 중국 대륙 사용자를 위한 애플 뮤직, 아이튠스(iTunes) 영화, 그리고 아이북스(iBooks) 서점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올해 4월 많은 사용자들은 아이튠스를 통해 영화를 구매하거나 아이북스로 전자책을 구매하는 일이 녹록지 않게 됐다. 베이징샹바오는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애플의 아이튠스 영화와 아이북스 서접 서비스 폐쇄를 명령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비록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애플 브랜드 상품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의 하드웨어 제품이지만 애플의 수년간 재무 보고서를 보면 앱스토어와 아이튠스 등 애플 서비스가 8년 연속 10% 넘게 성장하는 사업 영역이다. 올해 1분기, 애플의 서비스업은 이미 소리소문없이 두 번째 수익원이 됐으며 그 비중이 12%에 이른다.

애플에게 있어 중국 시장은 중요한 ‘성장 시장’이며 팀쿡을 포함한 애플의 고위 관리들은 모두 매출 통계에 근거해 중국 시장이 향후 미국을 대체하는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팀쿡이 이번에 중국을 찾은 데는 서비스 분야 뿐 아니라 나날이 하락하는 하드웨어 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회생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26% 감소했으며 휴대폰 판매량은 15% 줄었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시장 상황에 팀쿡은 부득불 ‘중국행’을 결심한 것이다.

또 다른 동기도 있다.

중국 인터넷협회 인터넷 판매 전문가위원회 관계자는 “위의 두 가지 이유 이외에도 팀쿡의 이번 방문은 중국에서 TV 서비스를 펼치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다”며 “앞서 이미 애플TV의 중국 론칭 조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중국 지역의 애플 스토어 앱에 갑자기 애플TV 정보가 유출된 바 있지만 이 정보는 재빠르게 애플에 의해 삭제됐다.

이 일은 많은 애플 팬들에게 기대를 안겨줬으며, 결국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단일 제품 라인으로 오랫동안 연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렸다. 애플TV의 중국 진입은 줄곧 쉽지 않았으며, 많은 원인이 있다. 정책적인 한계 이외에도 콘텐츠 판권 역시 커다란 문제다. 팀쿡은 이번 방문을 통해 관련 부문을 만나 이 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예측하고 있다.

▲ 소문에 따른 아이폰7의 가상 이미지 <사진=iPhone7 Updates.org>

■ 아이폰7, ‘혁신 부재’ 비난받는 애플 구세주 되나

아이폰 판매량의 하락은 우연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애플이 최근 2년간 가장 사력을 다한 부분이 제품 자체이지만 아이폰의 역대 4S, 5S와 비교했을 때 6S 시리즈와 SE는 모두 혁신에 있어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이폰 6S는 3D 터치 접촉센서 기술이 매우 뛰어나지만 다른 기능의 경우 아이폰6 시리즈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약간의 부족한 점이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아이폰 SE는 아이폰6S의 축소판일 뿐이다.

올해 아이폰SE가 출시됐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의 진정한 혁신적인 기술 응용은 올해 9월 발표될 아이폰7에서 선보여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밝혀진 소식에 따르면 아이폰7은 가장자리 프레임이 없는 디스플레이 설계를 채용할 수 있으며 카메라와 터치ID 및 센서 부문이 모두 디스플레이 뒤로 숨어 들어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역시 커다란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 새로운 iOS10 OS가 배터리 지속시간을 20~30% 지속시켜준다고 한다. 팀쿡은 “애플의 다음 제품은 매우 놀라워 중국 시장에서 반드시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아이폰7의 혁신성에 애플의 명운이 달렸다. 중국의 전문가는 “만약 차세대 아이폰의 혁신이 뚜렷하면 다른 휴대폰 브랜드의 사용자든 애플의 오래된 사용자든 할것없이 모두 신제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며 애플의 매출과 주가의 하향세를 막아 곤경에서 구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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