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구혜림 기자] 이세돌 9단은 창의적이고 과감한 기풍으로 유명하다. 이창호 9단이 흔들리지 않는 돌부처라면 이세돌 9단은 대국장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심리전에 능하다. 알파고는 어떻게 대응할까? 혹은 이세돌 9단은 어떻게 시합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 하나, ‘직관에 대한 모방’, 알파고의 신경망은 어떻게 인간의 직관을 구현해 낼까?

8일 기자간담회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이미 공개했다. 가치망과 정책망을 거쳐 실제 수를 내기까지 알파고의 신경망 알고리즘이 이미 알려진 상태다.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인공지능(AI)인 알파고에게 유리하다. 제한시간 모두 사용 시 각각 1분, 초읽기 3회를 제공하는 룰에서 알파고의 신경망은 어떻게 인간의 직관을 구현할지 주목된다.

▲ 이세돌 9단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8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기자회견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둘, 심리전이 가능할까?

이세돌 9단은 변칙적인 수를 장기라고 여겨질 만큼 창의적인 기풍으로 유명하다. 대국 전후의 기자회견에서 볼 수 있듯이 단단한 자신감도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도하기 충분하다. 말이 없고 마음이 없는 알파고에게 이세돌 9단은 과연 위협적인 상대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셋, ‘모양에서 수가 나온다’

바둑은 돌모양의 좋고 나쁨에 따라 유리한 수와 불리한 수가 발생한다. 바둑 전문가는 모양만 보고도 그 돌의 운명과 승패까지도 직감할 수 있다고 한다. 돌모양은 신경 조직과 같아서 국소적인 결함이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양이 나쁘면 어딘가 분명히 결함이 있어 손실을 입게 마련이고 그것이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쳐 승패까지도 좌우하게 됨은 바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바둑이 요구하는 패턴 인식 능력, 계획 수립 능력이 범용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라고 밝혔다.

3월 9일 오후 1시, 인간과 기계가 반상 위에 빚어낼 모양과 패턴에 대해 기대가 모아진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