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승리의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기원과 구글이 22일 서울 홍익동에 위치한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구글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을 갖고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이세돌-알파고 대국 관련 세부 진행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세돌 9단은 “지난 10월 알파고가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에게 승리했지만 알파고는 아직 나에게 승부를 논할 수준을 아니다”며 “방심은 하지 않겠지만 박빙의 승부보다는 한판을 내주거나 전승하는 결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2002년 후지쯔배 이후 총 18개의 바둑 국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세계 최강의 바둑 기사다.

이세돌 9단은 “이런 역사적인 대결의 순간에 선택받은 것이 매우 영광스럽다”며 “알파고도 판후이 2단과의 대결 이후 지난 몇 개월 동안 많은 업데이트가 이뤄져 실력적으로 많이 향상되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 학습시간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둑기사로 따지면 아마 3단 정도의 수준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바둑 승부를 떠나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대국을 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향후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한다면 승부는 알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이세돌 9단(좌),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우)

한편, 브리핑에서는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화상 연결을 통해 대국 장소 및 시간 대국 규칙, 생중계 방식 등 대국 진행과 관련된 상세 내용을 공개했다.

이세돌과 알파고 간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오는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총 5회 대국으로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진행된다. 시간 제한은 각 2시간으로 이후 1분 초일기 3회씩이 주어지며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경기를 갖게 된다.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의 전 경기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바둑 TV를 통해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TV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챌린지 전 경기는 영어와 한국어 공식 해설이 각각 진행된다. 영어 해설은 500번의 프로 대국에서 승리하며 서양인 중 유일하게 프로 9단을 획득한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이 담당하며 한국어 해설은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현 국가대표팀 감독 유창혁 9단을 비롯하여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이현욱 8단이 순차적으로 담당한다.

이 챌린지 우승자에게 미화 1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며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 이세돌9단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화상 연결을 통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번 대국과 관련해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의 정재승 교수는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체스를 이겼던 인공지능이 좀 더 복잡한 바둑으로 인간에게 도전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온갖 경우의 수에서 이길 확률과 패턴을 계산하던 인공지능이 이제 인간처럼 경험으로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전략을 짜는 방식으로 인간에게 도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은, 승부와 상관없이, 인공지능 역사에 새로운 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은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5번기 소식은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우선 인공지능의 수준이 프로기사와 대국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구글 딥마인드에서도 어느 정도의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세돌 9단에게 도전했을 것이라고 본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번 승부는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 같다"고 전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전 경기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오후 1시에 진행된다. 대국 상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대국 일정 3월 11일(금), 14일(월)은 대국 없음

•1국: 3월 9일(수) 오후 1시
•2국: 3월 10일(목) 오후 1시
•3국: 3월 12일(토) 오후 1시
•4국: 3월 13일(일) 오후 1시
•5국: 3월 15일(화) 오후 1시

다음은 기자와 이세돌 9단-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의 일문일답이다.

Q. 이세돌 9단에게 묻는다. 알파고와의 대결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사람과의 대국과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

A.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알파고와 판후이 2단과의 대국을 모니터링했다. 그것을 바틍으로 가상 대국을 두고 있다.

Q. 이세돌 9단에게 묻는다. 현재 알파고가 사람으로 따지면 몇 단 정도인가?

현재 알파고의 기력은 3단 정도로 평가한다.

Q. 하사비스에 질문한다. 이세돌과의 대결을 위해 알파고와 연결된 서버를 가져오나? 알파고 대역은 누가 하는지?

A: 대국동안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될 것이다. 서버 위치는 미국 중서부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위치했으면 빠른 커넥션을 연결할 것이다. 알파고의 대역은 바둑 6단의 실력을 가진 알파고 리드 프로그래머가 맡게 될 것이다.

Q. 하사비스에 질문한다. 이번에 한국 바둑룰이 아니고 중국식 룰을 적용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됐는지?

A. 알파고는 지난 18개월 동안 중국식 규칙으로 바둑을 두었기 때문에 갑자기 한국식 룰을 적용하면 무리기 때문에 이세돌 9단과 합의해 결정했다.

Q, 하사비스에 질문한다. 알파고에 약점은 무엇인가?

A. 아직 대국을 펼치지않은 상황에서 말하기는 어렵다. 대국 이후 말해주도록 하겠다.

Q. 이세돌 9단에게 묻는다. 이번 대결에서 만약 패한다면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결정하는데 고민은 없었나?

A: 솔직히 말하면 알파고 자체가 궁금해서 대결을 하고 싶었다. 결정하는데 있어 단 5분만의 시간이 필요했고 큰 고민은 없었다.

Q. 이세돌 9단과 하사비스 두명에게 질문한다. 실제 물리적인 환경에 따라 경기 승패가 좌우되기도 하는데 이런 환경을 어떻게 신경썼나?

A: (이세돌 9단) 이번에는 자신이있어서 환경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나중에 더욱 강한 인공지능이 나오면 환경을 신경쓸것이다. (하사비스) 자연채광이 드는 좋은방으로 마련했다. 바둑 전문기사들이 경기하는 떄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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