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가 루프페이를 인수, 애플의 모바일결제 솔루션 ‘애플페이’와 겨루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부상하는 핀테크 시장을 염두한 포석이다. 두 모바일결제 방식의 장단점은 확실하게 갈리는 편으로, 향후 전략 디바이스와의 호흡과 확산 진행 과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5일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루프페이를 인수했다는 점은 핀테크 시장에 늦게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는 적절한 포석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모바일 결제 시장이 초기인 점을 감안했을 때 애플은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태야 하며, 삼성전자는 전략 단말 내에서 좀 더 접근성 높은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터치ID와 NFC 조합으로 접근성 높은 애플페이를 선보인 애플

사용편한 ‘애플페이’, 쓸때많은 ‘루프페이’
애플페이와 루프페이는 인프라부터 구현방식까지 서로 다른 지향점을 갖추고 있다. 애플페이는 사용자에게, 루프페이는 가맹점에 맞춰져 있다. 즉, 향후 서로가 위치해있는 곳의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애플페이의 사용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카드 정보를 입력해놓은 후 가맹점에서 사용할 때는 지문을 통해 인증과정을 거치고 NFC를 통해 결제를 완료한다. 말 그대로 원스톱 결제다. 결제 관련 앱을 띄우고 홈버튼에 손가락만 올리면 끝이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은 터치ID 지문인식 솔루션이 내장돼 있으며, NFC를 지원하는 모델만 해당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아이패드 에어2, 아이패드 미니3가 이에 해당된다. 향후 애플워치도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는 부족한 인프라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미국 내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은 약 22만 점 정도다. 애플페이가 NFC로 작동되기 때문에 배치돼 있는 포스기를 교체해야 한다. 확산 속도가 더딘 이유이기도 하다. 사용가능 카드도 약 90가지 정도로 제한된다.

루프페이는 애플페이와는 다르게 이미 인프라가 완성돼 있는 상태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포스기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미국 내 가맹점은 지난해말 기준 약 1000만 점으로 사용가능카드도 무려 1만가지가 넘는다.

대신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따른다. 스마트폰 이외에도 별도 단말이 필요하다. 단말은 열쇠고리 모양의 팝(Fob), 케이스로 구현한 제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과 루프페이 단말을 연결해 블루투스 방식으로 카드 정보를 입력한 후 별도 단말로 결제한다. 결제 시 물리버튼을 눌러 포스기에 가까이 가져가야 한다. 단말에 내장된 자기코어가 MST 기술을 활용해 마그네틱 카드로 결제할 때와 동일한 전파를 방출함으로써 포스기가 이를 읽도록 한다. 항상 별도 단말을 들고 다녀야하는 점만으로도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삼성, 갤럭시와 루프페이 통합이 관건
애플페이의 초기 성공에 대해 업계와 주요 외신들은 간편한 사용성에 주목했다. “광고만큼 쉽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아이폰에 저장된 신용카드는 암호화돼 저장돼 있으며, 지문인식을 통해 이를 불러와 갖다대는 제스처만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이 단순하다고 호평했다.

미국 최대 모바일티켓 검색 사이트인 시트긱은 티켓을 구매하는 이용자 30%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했는데, 애플페이가 도입된 후에는 80%까지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도 모바일 결제 이용률이 이전에 비해 2.5배가 증가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애플페이는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사용화고 있다. 맥도날드와 메이시스, 월그린, 서브웨어 등 22만개 상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소셜커머스인 그루폰이나 타겟, 우버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신용카드사를 포함해 500여개 금융기관과 제휴를 맺고 있는 상태다.

애플이 초기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루프페이를 인수한 삼성전자의 차기 모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루프페이 인수 후 출시되는 첫 전략 모델인 ‘갤럭시S6’이 애플의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간편한 사용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 MST 전송기술을 통해 모바일결제가 가능한 루프페이

IBK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오는 3월 바르셀로나 MWC에서 공개될 갤럭시S6에는 루프페이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방식으로 루프페이가 탑재될지는 모르나, 일단 루프페이의 자기장 발생 코일이 장착된 전용 케이스 형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애플의 터치ID와 마찬가지로 ‘에어리어’ 방식의 지문인식 솔루션이 ‘갤럭시S6’에 적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외신에 따르면 지문인식을 위해 홈버튼이 변화될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전송기술을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IC카드 시스템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즉, 미국을 떠나서는 확산이 어렵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루프페이와 삼성월렛 등을 통해 각 국가에 맞는 다양한 모바일결제 솔루션을 적용할 것이라 예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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