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서울에서 근무하는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최근 이동통신사의 광고를 보고 100만원에 육박하는 ‘갤럭시노트4 S-LTE' 단말을 덜컥 구매했다. 갤럭시노트4 S-LTE는 기존 LTE보다 다운로드 속도가 4배 빠른 ’3밴드 LTE-A' 전용 단말이다. 그러나 단말을 구매한 뒤 실제 속도를 측정해보니 절반도 안되는 150Mbps에도 못 미쳤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 사진제공 = SKT

■ 다운로드 300Mbps, 틀린말은 아냐

이통3사가 앞다퉈 내세우는 3밴드 LTE-A는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 3개를 묶어 다운로드 300Mbps 속도를 내는 신기술이다. 300Mbps는 1GB 영화를 내려 받는데 29초가 소요된다. 같은 용량의 영화를 3G에서 다운받는데 9분29초가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무려 9배가 단축된 것이다.

그러나 단말을 구매해서 실제 벤치비 등의 속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측정하면 평균 다운로드 150Mbps 안팎의 속도가 나온다. 사람이 많은 길거리나 전철에서는 100Mbps 초반까지도 떨어진다.

이통사들이 소비자를 호구로 보고 거짓말을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300Mbps는 실험실에서 나오는 이상적인 속도이다. 그러나 실제 환경에서는 기지국 개수, 주파수 간섭, 가입자 수, 동시접속자 수, 날씨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쳐 다운로드 300Mbps가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이통사는 주파수 분할방식(LTE-FDD)를 통해 LTE를 서비스하고 있어 가입자가 몰려 있으면 통신속도는 더욱 떨어진다. 예를 들어, LTE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50Mbps라 하더라도 기지국 안에 가입자가 5명이 있으면 체감속도는 10Mbps(50Mbps/5명)로 급감한다. 즉, 이통사들이 말하는 300Mbps는 3밴드 LTE-A 기지국 1개에 가입자 1명만 오롯이 있을 때 나오는 속도이다.

▲ KT 올레스퀘어에 구비된 갤럭시노트4 S-LTE 단말, 벤치비 앱으로 측정한 결과, 실제 다운로드 속도는 300Mbps 절반도 안되는 121.1Mbps가 나왔다

■ 진짜 속도 절반 수준 “체감 속도 높이려면...”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4배 빠른 3밴드 LTE-A 다운로드 속도는 얼마일까?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보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이통3사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LTE보다 2배 빠르다는 광대역 LTE(최고 속도 150Mbps) 77.8Mbps, 광대역 LTE-A(최고 속도 225Mbps) 114.4Mbps로 집계됐다. 이를 볼 때 3밴드 LTE-A(최고 속도 300Mbps) 실제 속도는 절반 수준인 150Mbps에 머무는 수준이다.

이통사로선 체감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우선 체감 속도는 기지국 개수와 동시 가입자 수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같은 장소라도 출퇴근 시간에 유독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늦는 것은 해당 시간에 가입자가 갑자기 몰리기 때문이다.

셀 간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기지국 수를 최대한 많이 늘리고, 트래픽 분산을 통해 동시 가입자 수를 줄이는 것이 체감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LG유플러스 액세스 망 담당 관계자는 “3밴드 LTE-A는 주파수 대역 3개를 사용하므로, 주력 주파수 외에 서드 주파수기지국 수를 많이 늘리는 것도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라며 “또한 트래픽을 분산시켜주거나 셀 간 간섭을 최소화 시키는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도 많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 '갤럭시노트4 S-LTE'

■ 3밴드 LTE-A 단말 바꿔야 하나?

3밴드 LTE-A의 체감 속도는 이론 속도의 절반이지만, 현존하는 통신 기술 중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맞다. 그렇다면 더 빠른 LTE 단말이 나오면 소비자는 이를 구매하는 것이 이득일까?

우선 3밴드 LTE-A 전용 단말 ‘갤럭시노트4 S-LTE'와 기존 ’갤럭시노트4‘는 단말 가격이 동일하다. 요금제 또한 4배 빠른 3밴드 LTE-A를 사용한다 해서 특별히 비싸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LTE 요금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핸드폰 이용시 속도 차이는 어떨까? 3G에서 LTE로 넘어갈때는 5배 이상 속도 차이가 나며 즉시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2배 빠른 LTE, 3배 빠른 LTE, 4배 빠른 LTE 등 점진적으로 속도가 빨라지며 큰 차이는 못 느끼고 있다. 오히려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체감 속도 저하가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사실 LTE에서 3밴드 LTE-A까지 속도가 빨라지긴 했으나, 3밴드 LTE-A는 속도 자체보다 기술적으로 산업적으로 갖는 의미가 더 크다”며 “소비자로선 소비자 패턴에 맞는 단말과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데이터 추가 사용 여부이다. 속도가 빨라지면 같은 시간대에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거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데 9분 29초가 걸렸다면, 3밴드 LTE-A에서는 29초면 끝난다. 남는 9분의 시간 동안 음악, 모바일 검색 등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빨라진 속도는 동영상 스트리밍, 고화질의 음원 감상 등을 훨씬 쉽게 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 소모량이 더 많아지는 것은 부담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점점 급증하는 LTE 트래픽 통계수치는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