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시스코시스템즈와 VM웨어가 아시아태평양(APJ)지역 데이터센터 시장을 강하게 노크중이다. 시스코는 지난달 말 태국에서 APJ 지역 450여개 파트너사들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데이터센터 커넥션' 행사를 개최했고 VM웨어도 지난 4일 그동안 열악했던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V포럼 2014'를 통해 자사의 모멘텀 강화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에 APJ 레퍼런스를 대상으로 태국에서 개최된 '시스코 데이터센터 커넥션 2014'(위) 행사 전경과 국내에서 개최된 VM웨어 'V포럼 2014'(아래)

 

시스코는 통합컴퓨팅시스템(UCS),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ACI), 인터클라우드를 통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환경 구축을 강조한다. VM웨어는 클라우드 OS v스피어,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 VM웨어 NSX, 가상화 스토리지 vSAN을 앞세운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 전략을 내세운다.

두 기업은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를 위해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를 실현하기 위한 아키텍처인 시스코 ACI와 차세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로 불리는 VM웨어 NSX가 그 주인공이다. 두 기술은 업계를 선도하는 파트너로, 우월을 가늠하는 경쟁자로 각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ACI와 NSX를 거론하려면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을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IT 시스템에서 서비스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크게 'IT 인프라' 위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뉜다.

컴퓨팅,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수많은 솔루션들이 혼합되어 이뤄진 IT 인프라 위에 수백만가지 종류의 애플리케이션이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이를 거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법과 체계, 사용자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기업 자체도 끊임없이 변화되면서 제공돼왔다. 애플리케이션은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 기술의 발달 등으로 빠르게 변화를 해왔지만 IT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더뎠다.

계속 개선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따라가기 위해 IT 인프라 역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다. SDN도 네트워크를 더 빠르게 발전시키기 위한 요구에서 등장했다.

네트워크 장치를 관리하는 제어영역과 통신 부분을 처리하는 데이터 영역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이다. 데이터 영역을 통합하고 모든 네트워크 관리를 한 곳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기존의 개별적인 네트워크 장치 구성 방식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오픈플로우 방식이 있다.

vs 시스코 ACI
지난해 하반기 발표된 시스코 ACI는 자회사 인시에미 네트웍스가 중심이 되어 개발됐다. 단순히 SDN의 개념에 머물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주문형 IC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다. 이른바 '비욘드(Beyond) SDN'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네트워크 가상화 뿐만 아니라 기존의 물리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함께 관리한다는 점이다. 물리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는 아파치 하둡처럼 비 가상화 환경에서 이용이 많은 시스템이나 x86기반 서버 가상화, 유닉스 환경 등도 포함된다.

기술적인 포인트는 네트워크 장치의 자율적인 동작을 유지한채 API 에 의한 집중적인 제어를 실현하고 있다. IP에 더이상 종속되지 않고 포트를 바꿔도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애플리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개선되어온 역사 자체가 단순히 '속도' 향상에 그쳤기 때문이다.

시스코의 오픈 네트워크 개념 <자료=시스코>
관리자 측면에서 본다면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운용하는 담당자가 네트워크 인프라와 관련된 설정을 하지 않고 자동으로 배포해준다. '애플리케이션 중심(AC)'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네트워크가 곧 애플리케이션이 되고, 이는 네트워크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 ACI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ACI는 기존의 네트워크를 엮어내는 구조로 설계됐지만 결정적으로 넥서스 9000 이라 불리는 스위치에 내장된다.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정책 인프라 콘트롤러나 APIC에 의해 통제된다. 즉, 하드웨어가 뒷받침 된다는 점에서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국 2014 데이터센터 커넥션에서 만난 프랭크 팔룸보 시스코 글로벌 데이터센터 세일즈 수석 부사장도 "파트너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상의 제품과 솔루션을 파트너들에게 제공해 최고의 결과물로 도출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여기에는 넥서스 9000도 포함된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IBM, EMC, 시트릭스, F5 네트웍스, 넷앱, 레드햇, SAP, 시만텍 등 수많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ACI에 대응하고 있는만큼 현재까지의 행보는 성공적이다. 그러나 이중 VM웨어의 이름은 없다.

vs VM웨어 NSX
VM웨어 역시 지난해부터 델, 주니퍼네트웍스, 체크포인트, 리버베드 등 20여개 기업들과 'VM웨어 NSX 에코 시스템'을 준비해왔다. 물론 역시 시스코의 이름은 빠져있다.

NSX는 지난 2012년 하반기 12억달러에 인수한 니시라네트웍스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수를 한 기업과의 기술적인 융합은 사실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VM웨어는 불과 1년만에 이를 새로운 네트워크 아키텍처 NSX로 선보였다.

기존의 물리적인 네트워크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인프라를 붙인 오버레이 방식이다. 제어영역(콘트롤 플레인)과 데이터 영역(관리 플레인)이 모두 새롭게 바뀌게 된다. 그러면서도 물리적인 네트워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다.

라우터나 스위치, 방화벽모 모두 가상화해서 동적으로 할당한다. 이를 통해 자유로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NSX의 핵심이다.

VM웨어 NSX 아키텍처 개념도 <자료=VM웨어>
VM웨어는 현재 250여개의 NSX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중 100여개는 지난 분기에 모두 이뤄진 곳이다. 그만큼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VM웨어가 바라보는 목표는 'IT as a Service'다. 전기나 수돗물처럼 사용자가 원할때 원하는만큼 사용하는 IT를 의미한다. 이를 구현하려면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고 NSX는 이의 근간을 이루는 중심축이 된다.

팻 겔싱어 VM웨어 CEO는 "시스코 ACI는 하드웨어 종속성이 불가피한 아키텍처"라며 "이에 비해 NSX는 소프트웨어만으로 구성되므로 더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며 ACI 대비 차별점을 언급했다.

점점 커지는 SDN 시장
마틴 카사도 VM웨어 네트워크 및 보안 부문 총괄 사장은 v포럼 2014를 통해 "10년전 공상과학으로만 치부했던 '네트워크 가상화'는 1억달러(1,000억원)이 넘는 비즈니스 시장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전체 SDN 시장 크기는 34억 달러 규모이며 오는 2018년에는 35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APJ 시장은 시스코와 VM웨어에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시스코 입장에서는 ACI의 근간을 이루는 UCS 서버 시장 순위는 평균적으로 APJ 가 가장 낮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과 일본도 이제 막 공략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VM웨어 입장에서도 특히 한국시장이 주변국 일본,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에 침투하지 못한 상황인만큼 앞으로 갈길이 멀다.

NSX는 일단 소프트웨어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ACI보다 시장에서의 전개가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시스코는 라우터 시장의 75%, 스위치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점유율도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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