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미래 정보기술의 단골 키워드이자 올해 최대 화두인 두 단어가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다. IoT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IT 벤더들의 공통된 숙제이기도 하다.

두 단어 모두 '연결(Connect)'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당연히 클라우드와 IoT는 자연스럽게 섞이고 있다. 대부분의 IT벤더들은 이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또 리드하려 한다. 대표적으로 시스코시스템즈와 에릭슨이 꼽힌다.

닮은듯 다른 두 벤더는 IoT 시장과 클라우드 영역에서 비슷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으면서도 전략은 다르다.

시스코는 IoT를 '만물인터넷(IoE)'이라 부른다. IoE는 사물에 그치지 않고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연결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창조한다는 시스코 대명사를 의미한다.

■IoT-클라우드, '모바일 트래픽' 중심

그 중심에는 모바일 트래픽이 있다. 시스코가 내놓은 글로벌 클라우드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은 향후 3년간 연평균 23%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8년이면 데이터센터 트래픽이 8.6제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UHD 화질 영화 50만편을 25만번 스트리밍하는 것과 같은 용량이다.

지난 2013년만해도 데이터센터 무선(클라우드) 트래픽은 54% 정도였지만 3년후 76%에 이를 것으로 시스코는 내다보고 있다.

에릭슨은 '네트워크 소사이어티'라는 이름으로 IoT를 대신한다. 현재 모바일 디바이스가 하나의 주소가 되고, 전세계 인구 수와 비슷해질 날도 머지 않았다.

오는 2020년 전세계 500억개의 디바이스가 서로 연결되고, 모바일 디바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네트워크로 이뤄진 거대한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앤드류 한 에릭슨LG 동북아시아 클라우드 컨설턴트

여기에서 두 벤더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폭발적인 트래픽과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다.

앤드류 한 에릭슨LG 동북아시아 클라우드 총괄 컨설턴트는 "사물간의 인터넷 연결에 모바일은 필연적으로 함께 한다"며 "모바일 시장을 이해하고 리드하지 않으면 클라우드 영역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한 컨설턴트는 이어 "에릭슨은 오는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때가 되면 현재 데이터는 1,000배, 디바이스는 100배 이상 늘어난다.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클라우드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고 덧붙였다.

■통신사업자 역할 중요

에릭슨은 IoT와 클라우드가 모바일 트래픽이 관건인만큼 통신사업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5G와 IoT 비전을 놓고 보면 이동통신사들의 기존 전용장비로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간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매출액 증가에 비해 투자 비용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가 상당한 부분을 메꿔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때문에 에릭슨도 자사의 솔루션과 장비를 이통사에 강하게 어필하면서 IoT와 클라우드 시장에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스코도 마찬가지다. 최근 시스코 역시 탈통신 비즈니스에 열을 올리는 이동통신사들에게 자사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강조하고 있다.

이통사들도 IoT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고, 이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시스코가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박재범 시스코코리아 통신사업본부 부사장

박재범 시스코코리아 통신사업본부 부사장은 "IoT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가는 국내 통신사업자의 가장 큰 화두"라며 "수익성이나 사업을 키워나가는데 투자비용은 줄이고 수익률은 유지하면서 사업을 이끌어가는 고민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두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빠른 서비스 개발이 관건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이 "과거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었다면 이제는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얼마나 빨리 새로운 사업을 만들 것인가는 IT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논리가 됐다는 뜻이다.

시스코는 '서비스 to 네트워크'에서 '네트워크 to 클라우드' 공식 아래 시스코만의 EPN, ESP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내세운다. 여기에 인터클라우드를 더해 전세계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까지 제공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국내 이통사 시가총액을 다 합쳐도 애플의 4%도 채 안되는 수준"이라며 "전세계적으로 6~7년전만 해도 통신사업자가 IT 시장을 리드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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