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빙]
[사진:티빙]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부실 중계' 논란에 휩싸인 티빙이 오는 5월부터 야구 중계를 유료로 전환한다. 야구 독점 중계로 티빙의 이용자들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티빙이 이미지 실추를 벗고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은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적극 투자 중이다. 이에 야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티빙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 티빙의 모기업 CJENM은 총 1350억원을 투자해 3년간의 2024~2026년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따냈다.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쿠팡플레이가 치고올라오자 티빙이 토종 OTT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문제는 티빙은 타 플랫폼에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고 독점 중계를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외에 온라인에서는 티빙을 통해서만 야구 중계를 볼 수 있게된 것. 그간 무료로 보던 야구를 유료로 보게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티빙이 중계를 하는 동안 실수를 반복하자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티빙은 KBO의 시범경기 때부터 부실 중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메인 스폰서 로고를 가리거나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하고, 타순 번호 대신 등번호로 선수를 소개하는 초보적인 실수를 벌였다. 

이에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12일 "시범경기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다"며 "무료중계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규 시즌에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규 시즌 중계에서도 실수가 이어졌다.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SSG랜더스가 6대 6으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던 9회 초에 갑자기 '종료된 경기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오며 1분정도 중단된 것이다. 곧 바로 중계가 연결되었지만 한껏 집중해서 야구를 시청하던 팬들에게 날벼락인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티빙 측은 "송출 시스템 조작 실수로 약 1분여 가량 중계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KBO와 구단 관계자, 시청자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린다. 중계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티빙의 이용자 확보 욕심에 화를 부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독점 중계를 택했지만 서둘러서 중계한 티가 난다"며 "초보적인 실수가 반복되면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는데 이를 만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이 무리해서라도 KBO의 독점 중계를 택한 이유는 신규 이용자들을 흡수하고 '락인'하기 위함이다. 실제 스포츠 콘텐츠는 OTT구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조미디어가 발간한 '2024 OTT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 중 53%는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1회 이상 OTT 플랫폼을 통해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비율도 47%에 달한다.

티빙이 야구중계를 시작한 후 신규 설치 건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야구 중계를 예고한 3월부터 신규 설치가 급격히 증가했다. 2월 마지막주(9만5974건) 대비 약 89%로 증가해 18만1953건을 기록했다. 티빙 측도 KBO 독점 중계 이후 성과가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KBO는 티빙을 다운받아 회원가입을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는 5월부터는 최소 5500원의 구독 요금을 결제해야 KBO를 볼 수 있게 된다. 티빙은 광고형 요금제와의 시너지를 모색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티빙은 출시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티빙의 적자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177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티빙이 그간의 이미지 실추를 만회하고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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