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제25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호정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제25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호정 기자]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네이버 주가 때문에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시장에 평가는 냉정하다고 보는데 제가 봤을 때 네이버는 혁신이 죽었습니다." 

"코로나 때 엔비디아와 네이버에 비슷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수익률을 500%를 기록했고, 네이버는 상당히 유감스러운 수익률입니다. 네이버의 장기적인 성장 이론은 뭔가요?"

26일 열린 네이버 주주총회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네이버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먼저 이날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의 건 등 6개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이 가운데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변재상 전 미래에셋생명 대표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서 국민연금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21일 제5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네이버의 지분 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와 관련 주주들도 변재상 후보 선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한 주주는 "국민연금에서 변재상 사외이사를 반대했는데 우려를 해소했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최수연 대표는 "국민연금의 의견은 저희도 전달을 받았고 저희가 사외이사를 엄정한 검증 절차와 이에 대한 해소 절차를 거쳤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며 "선임 검토 시 사법 시행령에 열거 사내이사 자격 요건이나 독립성을 검토한 결과 법상 결격 사유에 이슈가 없음을 먼저 확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 증권과 생명이 2020년 공정위로부터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을 제공해 시정 조치를 한 것에 대해 확인한 결과 후보자 본인이 직접 제재를 받은 적이 없고 과징금 규모가 매출 대비 미미하다"며 "사실 관계 위법성 다툼이 있어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진행 중으로써 사실관계 없음을 저희가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 이호정 기자]
네이버가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 이호정 기자]

이와 함께 안건들이 통과된 이후에는 주주들에게 질문 기회가 주어졌다. 주주들은 대부분 하락한 주가를 우려하며, 네이버의 성장성과 서비스 혁신 등의 비전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연매출 9조6706억원, 영업이익 1조4888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의 경우 20만원 밑으로 하락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주주는 "네이버는 혁신이 죽은 것 같다. 혁신이 중요한데 지금 자화자찬 밖에 없는 것 같다"며 "네이버가 유튜브에 대한 대책을 못세우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주가에 대한 심려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하며, 주주께서 '혁신이 죽은 것 같다'라는 말은 대표에게 준 뼈 아픈말로 새겨듣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네이버는 25년간 동일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 토종 검색이 잘할지, 모바일 시대에서 PC에 강한 네이버가 모바일에서도 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글로벌 시장까지 우려와 그때마다 시장에 조금 실망스러운 주가로 보여졌던 적이 많았다"며 "그때마다 저희 본연의 기술력과 경쟁력 그리고 서비스 노하우 등 저희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그 위기를 잘 헤쳐 나갔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번에 저희가 받게 될 질문 역시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해결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유튜브와 관련해서는 유튜브가 나왔을 때 경쟁 상황을 고려해 동영상 서비스와 커머스에 대한 전략적 판단의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네이버는 커머스를 선택해서 사업적인 성장과 SME(소상공인) 생태계 구축을 잘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클립', '치지직' 서비스 역시 유튜브와 경쟁 속에서 저희만의 경쟁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에 대한 전략적 답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대해서는 최 대표는 "저희의 우선 핵심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는 여전히 성장을 하고 성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며 "네이버라는 플랫폼 자체를 AI 기반으로 타겟팅이된 중소형 광고주들이 원하는 맞춤 광고의 제품으로 개선하려는 작업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 커머스 역시 한국 시장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AI 기반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기술 수출이나 인수한 포시마크에 AI를 넣어서 성장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침투하고 있는 중국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위기이자 기회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쇼핑 모델 자체는 알리, 테무, 쿠팡 등의 모델과는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광고 및 가격 비교 플랫폼으로써 이러한 파트너들이 더 늘어나는 것은 전략적으로 긍정적 의미도 있다"며 "광고 부서에서는 알리, 테무와 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해외 파트너들이 스마트스토어나 브랜드 스토어에 참여하는 방안 등 다양하게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네이버웹툰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네이버웹툰의 상장이 모회사인 네이버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저희는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하는 거래를 할 생각이 없다. 웹툰이 최근까지 적자를 내고 있고, 네이버 주가에도 오히려 도움보다는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웹툰이 미국 상장 시 마케팅, 브랜딩 효과가 인지도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고 네이버 주가에 일부 반영되지 않던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상장을 검토했다. 한국에서의 자회사 상장이면 검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대표는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대규모언어모델(LLM)용 AI 가속기인 '마하1'의 안정성 시험을 올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와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바 있다. 

최 대표는 "다만 마하1의 상용화라든지 그리고 네이버가 어느 정도 규모로 이것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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