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로고. [사진: 각사]
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로고. [사진: 각사]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오는 27일 트위치 한국 시장 철수를 앞두고 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치지직은 지난 19일부터 별도의 권한 신청 없이 누구나 치지직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네이버는 심사를 통과한 스트리머에게만 방송 권한을 부여했지만, 앞으로는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치지직은 지난 14일부터는 60프레임 대상 방송 규모를 확대했다. 치지직은 당초 1080p 해상도에서는 초당 30프레임과 60프레임 환경을 혼용해 사용했지만 추가 장비 수급이 완료되며 초당 60 프레임 방송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치지직의 풍성한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총 50억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우선 20억원 상당의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며, 선정된 스트리머는 회당 최대 2000만원의 제작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치지직 측은 초기에는 파트너 스트리머 한정으로 운영하고, 지원 횟수와 대상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스트리머 참여 이벤트 개최 ▲굿즈 제작 지원 ▲네이버 내 프로모션 등 총 3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정식 오픈 시점까지 보이스 후원 광고 외에도 ▲영상 후원 ▲채널 구독 등의 기능 추가와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위한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이용자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며 더 많은 스트리머가 치지직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검색 ▲게임판 ▲카페 ▲클립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기능을 선보이며 서비스 경쟁력을 계속 키운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TV도 이런 치지직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아프리카TV는 종합게임을 주로 방송하는 BJ(1인 방송자)를 위해 1440p 화질을 순차 제공 중이다. 현재는 '무릎', '수탉', '타요', '뜨뜨뜨뜨' 등 게임 방송에서 1440p 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추후 종합게임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달 23일에는 라이브 스트리밍 시차를 최소 2초로 줄이는 업데이트도 진행했다. 

아프리카TV는 더 많은 이용자들이 아프리카TV 생태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2월 말까지 '끠'와 '묭'과 같이 닉네임에 사용이 불가했던 글자들을 사용할 수 있게 '닉네임 한글 UTF-8' 지원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스트리머들이 많이 요청했던 '게시글 등록 시 대댓글 제외' 기능도 2월 말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열혈팬 입장 on·off'와 '채팅 팝업 기능' 등 다양한 업데이트도 예정돼 있다.

김지연 아프리카TV 이사는 지난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12월 6일부터 1월 31일까지 데이터를 뽑아봤다. 그중 3000명 가까이 되는 스트리머가 아프리카TV에서 적어도 1시간 이상 방송을 하며 방송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며 "특히 2월부터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하는 대형 스트리머들이 있어 그 이후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톱 스트리머 이적지 현황 [표: 상상인증권]
톱 스트리머 이적지 현황 [표: 상상인증권]

양사의 스트리머 영입 전쟁도 지속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국내 최초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돌파한 '우왁굳'과 그가 기획한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하 이세돌, 고세구, 비챤, 주르르, 아이네, 릴파, 징버거)' 영입에 성공했다. 치지직의 경우 '랄로', '한동숙', '풍월량', '서새봄양' 등 인기 스트리머를 영입했다.

인터넷방송 통계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에 따르면 치지직은 22일 오후 3시 기준 방송 스트리머 최대 4120명, 최고 시청자 18만4552명, 평균 시청자 8만414명이다. 아프리카TV의 경우 방송 스트리머 최대 5135명, 최고 시청자 34만6968명, 평균 시청자 14만6426명이다. 오는 27일 종료를 앞둔 트위치의 경우도 아직 최고 시청자 9만4433명과 평균 시청자 4만1084명이 남아있어 이들의 향방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위치가 떠나는 자리에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대결구도가 형성돼 더 주목을 끌고 있어 두 회사 모두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존 강자 아프리카TV가 탄탄한 운영으로 강점을 보이는 가운데 네이버의 브랜드 파워를 통해 치지직이 얼마나 더 큰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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