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환 게임콘텐츠&커뮤니티실 실장 [사진:아프리카TV]
현종환 게임콘텐츠&커뮤니티실 실장 [사진:아프리카TV]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최근 인터넷방송 시장이 시끌하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트위치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던 많은 스트리머들이 향후 거처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치지직'을 출시하면서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인터넷방송 원조 격인 아프리카TV 입장에서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온 셈.  

이런 최근 시장 변화에 대해 현종환 아프리카TV 게임콘텐츠&커뮤니티실 실장은 "갑작스럽게 많은 관심을 받고있기는 하지만 아프리카TV는 인터넷방송 사업만 20년 해온 만큼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 상태"라며 "스트리머를 직접적으로 케어해주는 곳은 우리 밖에 없는데 실제 이 부분에서 많은 스트리머들이 아프리카TV를 택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더욱 차별화를 두고자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트위치 스트리머 분들이 다 오지 않아도 '플러스(+)' 상태다. 트위치와 아프리카가 경쟁했던 구도에서 트위치 스트리머 절반을 확보하게 됐다. (아프리카TV 스트리머)인력 유출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가됐기 때문에 저희는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반면 치지직의 경우는 0부터 시작 해야하기 때문에 저희와 시작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왁굳, 이세돌 등 유명 스트리머들이 아프리카TV에 합류했거나 합류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를 즐기는 이용자들도 20%가 넘게 증가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트위치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고 한다.

또한 유튜브, 아프리카TV, 치지직 등을 포함한 인터넷방송의 피크타임 시청자가 65만명인데, 그 중 35만명이 아프리카TV를 시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아프리카TV가 인터넷방송 절반 이상을 점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시각이다.

'게임·e스포츠' 공격행보...'숲(SOOP)' 글로벌 출시

현재 아프리카TV에서 전체 스트리머 중 약 70%가 게임 스트리머다. 이에 아프리카TV는 게임 스트리머(BJ)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 구축에 큰 힘을 쏟고 있다. 게임 스트리머들이 더 많은 수익을 얻어갈 수 있도록 BM구조도 개편하고 있다. 또 게임 방송, e스포츠리그 등을 진행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경기장과 뛰어난 제작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왜 일까? 현 실장은 "(플랫폼 내)게임 콘텐츠가 클 수 있었던 계기는 초기 많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에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창기 시절 프로게이머들이 아프리카TV를 이용하자 게임 쪽 팬들이 그대로 안착하면서 고정 시청층을 형성한 것이다. 현 실장은 "이때 이용자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끝까지 시청하고 추억 쌓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보답하고자 했다. 수익보다는 더 많은 e스포츠를 보여주고 추억을 쌓게 해주는게 저희 의무이자 사명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아프리카TV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연내 글로벌 시장에 ‘숲(SOOP)’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해 글로벌 이용자들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새 플랫폼을 출시하는 만큼 좀더 세련되고 젊은 느낌의 UI/UX, 게임·e스포츠 특화 콘텐츠 등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비록 국내에서는 트위치가 철수했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는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 실장은 "아프리카TV는 타 회사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어느 기업을 두고 목표로 나간 적이 없었던 것처럼 글로벌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어느 기업을 목표를 두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 아프리카를 편하게 보고 '아프리카가 재밌구나'라고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저희는 그렇게 점점 성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기존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트리머의 글로벌 진출도 SOOP 동시 송출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주요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 다이렉트 게임 방송, e스포츠 토너먼트 개최 등 게임∙e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 최대 1440p 고화질 라이브, 인공지능(AI) 챗봇 등 이용자들의 소통과 참여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갈 계획이다. 

현 실장은 "더욱 다양한 게임들을 e스포츠화 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며 "아프리카TV가 e스포츠에 진심인만큼 e스포츠를 종아하는 많은 이들이 저희 플랫폼을 즐겨주면 좋겠다. 나아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e스포츠 하면 아프리카지'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외길 인생'이 밝힌 비장의 무기?...'소통'과 '제작 능력'

현종환 실장은 아프리카TV에서 게임콘텐츠&커뮤니티실을 이끌고 있다. 10년전 작은팀으로 신설됐으나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하나의 실로 확장됐다고 한다. 이후 '게임콘텐츠팀'과 '커뮤니티팀'으로 구분했다. 그는 커뮤니티팀은 플랫폼과 스트리머(BJ)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소통 창구이자 비장의 무기라고 강조했다.

현 실장은 "커뮤니티팀은 게임 스트리머(BJ)들을 위해 모든 면에서 서포트하는 팀이다. 방송을 위한 단순 서포트를 넘어 심적인 케어도 맡고 있다"며 "플랫폼사들 중 스트리머의 마음까지 케어해주는 곳은 저희가 유일하다"고 자부했다.

이어 그는 "BJ들과 함께 콘텐츠 아이디어를 상의하기도 하고 콘텐츠 내 필요한 상금을 지원하기도 하는 등 BJ들의 활동에 대해 전적인 서포트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실장은 BJ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며 공감을 이끌기도하고 때로는 같이 콘텐츠를 공동 기획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BJ들과 논의된 콘텐츠 제작은 게임콘텐츠팀이 담당한다. 공식 콘텐츠 제작도 지원하지만 스트리머들이 개별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IP가 있다고 의견을 표하면 실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해준다.

실제 이렇게 스트리머들과 상의해서 탄생한 콘텐츠도 있다. 바로 '멸망전'이다. 초기 BJ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멸망전은 현재 아프리카TV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현 실장은 "초기 BJ분들이 소소하게 모여서 게임 리그를 진행했는데, 당시 게임 스트리머들이 즐기면서 낸 의견을 들으며 어떤 지원이 좋을까 생각하게 됐다"며"여기에 특정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e스포츠 리그가 형성되면 좋겠다는 저희의 바람을 담아 e스포츠화 시키게됐다"고 설명했다.  

멸망전은 아프리카TV의 인기 게임 스트리머(BJ)들이 참여해 다양한 e스포츠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는 대표 콘텐츠다. 지난 2014년 첫 선보여 현재까지 약 100회에 달하는 리그를 진행했다. 지난 10년간 멸망전에 참여한 스트리머는 약 1만명에 달한다. 2022년 연간 기준 누적 시청자 수 1억명도 돌파했다. 아프리카TV는 ‘이용자가 원하면 어떤 콘텐츠도 만든다’는 신념으로 게임의 인기와 상관없이 새로운 종목의 멸망전을 계속 발굴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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