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테슬라]
[사진: 테슬라]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완성차 업계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 오는 2025년 BMW를 시작으로 GM, 스텔란티스, 볼보 등도 4680 배터리 장착을 확정하거나 논의 중이다. 특히 생산 표준화 가능하다는 점에서 4680 원통령 배터리는 업계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말아 원통형 캔에 넣어 생산한다. 기존의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생산 속도가 높다.

이전의 2170 원통형 배터리는 원형 모양으로 인해 공간이 발생하고 또 상쇄된 만큼 출력을 낼 수 없어 전기차에는 부적합했다.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이전 대비 에너지 밀도 5배, 출력 6배 개선해 전기차 주행거리 최대 16% 늘리고 생산 비용 역시 56% 절감할 수 있다.

처음으로 4680 규격을 정립한 테슬라에 따르면 차량 주행거리와 비용절감 사이에서 46mm가 가장 적절한 균형 크기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완성차 업계와 제조사가 속속 도입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미 테슬라는 현재 연간 2만4000대의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의 배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이버트랙 1대에는 1360개의 4680 배터리셀이 들어간다.

BMW는 오는 2025년 출시할 새 전기차 플랫폼에 4680 원통형 배터리 탑재한다. 또 GM, 스텔란티스, 볼보 등도 채택을 확정하거나 논의 중이다.

배터리 제조사도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청주 오창에, 삼성SDI는 천안과 말레이시아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후발주자인 SK온도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하고 개발 및 양산 준비에 나섰다.

제조사 입장에서 원통형 배터리는 고객사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 기존의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는 제조사가 고객사 주문에 맞춰 생산해야 하다보니 생산 공정 구축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기준이 있어 생산 표준화가 가능해 제조사 단독 공장도 운영 가능하다. 게다가 전기바이크, 전동스쿠터에서도 쓸 수 있어 완성차 이외에 산업 분야 고객도 유치할 수 있다.

노세원 LG에너지솔루션 센터장은 지난해 SNE리서치 주최 KABC 컨퍼런스에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26년까지 7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의 80% 이상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 내부 젤리롤 구조 [사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원통형 배터리 내부 젤리롤 구조 [사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 장비 기업도 주목 받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과정은 '와인딩 > 젤리롤 삽입 > 탭 용접(웰딩) > 전해액 주입 > 크림핑/세척'의 순서다. 여기에서 핵심 단계는 젤리롤로 감는 와인딩이다. 와인딩으로 젤리롤를 만들어야 활성 물질이 효율적으로 배치돼 에너지 밀도·용량이 극대화된다.

와인딩 단계에서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으로 형성된 전극을 노칭기을 통해 롤 형태로 감을 수 있게끔 표면의 홈을 만든다. 양극과 음극 탭이 만들어지면 이후 권취(와인딩)을 통해 감아 셀에 삽입하게 된다. 

이때 장비의 노칭 성능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 양산 속도가 결정된다. 장비의 노칭 속도가 빠를수록 더 많은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대표적인 노칭 장비 기업으로 코엠, 필에너지가 있다. 코엠은 테슬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원통형 배터리 기업들에 장비를 공급했다고 전해진다. 비상장사라 공개 의무가 없다. 필에너지는 노칭 과정을 레이저로 구현했다. 레이저 노칭은 칼날을 쓰는 금형 노칭과 달리 교체품 소모 없이 공정 오류가 적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테슬라가 선도적으로 4680 원통형 배터리 확보를 위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직접 장비를 대규모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장비 업계는 99% 준비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통형 배터리 생산 특징을 활용해 반도체 파운드리 형태 사업 모델을 고려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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