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자]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하며 애플과 중국기업에 반격을 시작했다. 현지 생산 시설을 주고 가격 경쟁력을 갖춰 중간급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인도 고객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14억 인도 시장을 다시 찾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에 빼앗긴 글로벌 1위 자리도 노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6년 만에 인도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8%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1위였던 샤오미는 3위로 떨어졌다. 2위는 17%를 점유한 비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의 선풍적인 인기로 1위를 굳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인도에서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와 함께 3일 만에 역대 최대 예약 기록을 경신했다.

갤럭시 S24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서 비롯됐다. 우선 기능적으로 이번 갤럭시 S24 시리즈의 핵심 기능인 실시간 번역 가능 언어에 힌디어, 인도식 영어 등 추가했다.

인도 사업을 이끄는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부사장(CEO)은 지난해 포브스 인도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소비자가 삼성을 인도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로컬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며 "현지 제조, 현지 마케팅, 현지화 기능과 제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을 살린 효과도 컸다. 갤럭시 S24 울트라 기준으로 인도 현지 판매 가격은 미국, 홍콩, 캐나다, 태국 등과 비교해 약 2만루피(약 32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친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 공급망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살려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내 오프라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IDC는 "공급업체가 수익성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매 입지를 강화하고 채널 확장으로 출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부사장(CEO) [사진: 삼성전자]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부사장(CEO) [사진: 삼성전자]

현재 인도 내 삼성전자 생산시설은 노이다 공장, 스리페룸부두르 공장, 삼성 인디아 일렉트로닉스 내 연구개발(R&D)센터 5곳, 디자인센터 1곳, 삼성 R&D 인스티튜트 인디아–방갈로르(SRI-B) 등이다.

특히 1996년에 세워진 노이다 제조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공장 중 하나로, 단일 스마트폰 공장 기준 최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갤럭시 S23 시리즈부터 전량을 현지에서 제조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 1월 열린 갤럭시 언팩 브리핑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 역시 인도에서 제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인도 시장 전망도 밝다. 스마트폰 가격대별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5G 통신 산업 확대도 호재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 A14는 인도에서 가장 많이 출하된 기기다. 200달러 수준의 5G 스마트폰으로 전작인 갤럭시 A13 5G보다 약 50달러 더 저렴하게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또 600달러 이상 800달러 미만 가격대에서는 점유율은 2배 이상 증가했고, 800달러 이상 가격대에서도 애플에 이어 2위다.

무엇보다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는 33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시장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인도 내 5G 통신 산업 성장도 호재다. 니산트 반살 IDC 선임 연구원은 "5G 스마트폰 기기도 향후 12~24개월 내에 가격이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잠재적으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7% GDP 성장을 보여줬다"며 "현재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인터넷 보급,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축 등 디지털 기반 확충 정책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