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잇따라 현장 행보에 나섰다. 스마트폰·AI 반도체 시장 선점에 있어 리더십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올 들어 1~2주 간격으로 현장을 찾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10일 올해 첫 번째 현장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찾아 6G 관련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 및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곧바로 6일 뒤 삼성전자 기술 명장으로 선정된 전문가와 15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9일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의 삼성SDI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 및 2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 또 16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1월 말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온 시점과 아랍에미리트(UAE) 해외 출장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현장에서만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위기론 속 연이은 현장 행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반도체 사업 담당 DS 부문에서만 15조원 적자를 냈다. 메모리 감산, 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회복세이지만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의 적자 지속으로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애플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내줬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2억2660만대(19.4%)로, 애플의 2억3460만대(20.1%)에 밀려 2위가 됐다.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이에 MWC 2024에서 그룹 리더가 직접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임원진이 총출동한다. 경계현 DS부문 사장, 한종희 DX부문 부회장, 노태문 MX부문 사장이 나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행사 참여가 예정됐다.
이번 MWC 2024는 온디바이스AI 시장 점유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기업의 화력이 강하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CES 2024에 참가할 수 없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은 MWC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세계에 공개하고 영업에 나서왔다. 지난해에도 화웨이는 삼성전자 부스의 5배에 달하는 전시관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중국 기업이 전면에 섰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샤오미다. 샤오미는 MWV 2024에서 티타늄 적용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4 울트라'를 선보인다. 애플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장착했다.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에 이어 패스트 팔로워로 빠르게 치고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말 공개한 첫 전기차인 'SU7'까지 선보인다.
화웨이는 폴더블폰을 대거 공개한다. 화웨이는 소형 폴더블폰 '렘(LEM)'을, 화웨이 분사 기업 아너는 폴더블폰 ‘매직V2 RSR'을 MWC에서 공개한다. CNET에 따르면 제스처 인식과 같은 갤럭시 S24의 AI와 유사한 기능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진다. 리 펑(Peng Li) 화웨이 회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온디바이스AI 산업 관련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 AMD, 퀄컴, 메타의 경영진이 다수 참석한다. AI 산업의 터닝포인트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도 이번에 MWC 2024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에 첫 스마트폰 온디바이스AI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확실한 지원 화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동행 독일 경제사절단 순방도 연기돼 부담을 덜었다"이라며 "MWC 2024에 삼성전자 회장이 등장한다면 상황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MWC을 직접 찾은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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