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전기차 전환은 너무 빨리 진행된 것일까?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의 전기차 판매량은 0.1% 감소한 15만7823대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블룸버그가 지적한 감소 원인은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와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다.
전기차 보급의 두 장애물, 안전과 인프라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내 한 설문조사 결과, 전기차 소유자의 절반이 교통사고나 충전 중 발생하는 화재가 가장 큰 안전 우려 사항이라고 답했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2020년 테슬라의 보고서에 따르면, 8년 동안 테슬라 전기차는 운행거리 3억300만km당 약 1건의 화재가 발생한 반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약 3000만km당 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단순 비교로는 전기차 화재가 내연기관보다 더 잦고 위험하다는 비판을 할 수 없는 결과다.
국내의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데는 충전 시설이 부족한 탓도 있다. 이에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충전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고 전기차 보급만 늘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사정은 어떨까. 지난해 4분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10%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해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가 지적한 문제도 충전 인프라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차지포인트, EV고, 블링크와 같은 충전 네트워크 업체들이 수년간 노력해 왔음에도 아직까지 소비자는 충전 방법을 잘 모르면 전기차 구매를 꺼린다. 주행거리 감소와 추운 날씨에서의 충전 어려움 등 전기차만이 가진 다른 약점도 문제다.
인사이드EV에 따르면 현대차 아메리카는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8.6% 감소한 4만7543대를 기록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게임체인저 vs 반쪽짜리 조치
캘리포니아에서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함께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판매량은 2022년 8.7%에서 현재 13.3%로 증가했다. 또 현대차 아메리카는 지난 1월 PHEV 판매가 지난해 대비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PHEV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5개월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12월 중국에서는 전년 대비 46% 증가한 98만737대의 PHEV가 판매됐다.
이렇게 PHEV가 떠오르는 가운데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수용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판도가 유리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만 고수하는 테슬라와 달리 이들은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제품 구성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이외의 자동차를 만든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만들 계획이 없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를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부상이 테슬라의 몰락을 알리는 첫번째 신호탄일 수 있다고 클린테크니카는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