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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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이 화두가 되면서 지난해 금융보안·핀테크 관련 인력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마케팅·경영관리 인원은 줄어들고 있어 금융권 인력구조 개편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금융연구원을 통해 지난해 12월까지 '2023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조사‘를 진행했다.

디지털투데이가 입수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조사에서 1755개 금융기업에 27만2117명이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조사에서는 1595개 기업에 27만2107명이, 2022년 조사에서는 1656개 기업에 26만6438명이 근무했다. 금융기업들은 매년 조금씩 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 취업자수의 경우도 2021년 12만3265명에서 2022년 11만6686명, 2023년 11만9982명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반면 금융보안, 핀테크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보안 인력은 2015년 1851명에서 2021년 3106명, 2022년 2874명 그리고 2023년 3780명으로 증가했다. 금융보안 인력이 전체 금융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적은 상황이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핀테크 인력 역시 2017년 976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1년 2063명, 2022년 2630명, 2023년 3862명을 기록했다. 핀테크 관련 고용인력 3862명 중 은행에서 근무하는 인력이 22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금융권에서 금융보안과 핀테크 부문의 인력이 증가한 것은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금융연구원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인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도입 및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환경·서비스 확대 등은 금융산업의 환경에 현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경영환경 변화와 금융서비스의 변화는 기업 내 필요 인적 자원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2023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조사]
[사진: 2023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조사]

금융연구원이 1002개 금융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12.5%에 불과했고 43.5%는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44%는 수요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금융인력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436개 금융기업들 중 44.5%가 영업, 마케팅 직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영업지원 31.4%, 경영관리(IT보안 제외) 27.1%를 차지했다. 은행권에서는 감소 영향을 받는 직무로 영업, 마케팅이 46.2%, 경영관리와 영업지원이 각각 23.1%로 응답됐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금융인력 수요가 증가할 부문으로는 IT보안이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율을 보였다.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125개 금융기업 중 80.0%가 IT보안 직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IT보안 인력 수요 증가에 대해 은행, 증권 부문은 10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자산운용/신탁이 95.8%, 보험이 78.6%, 상호저축이 91.7%, 여신전문이 89.5%, 신협이 56.1% 응답을 보였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사이버보안 위협 역시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금융보안 인력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이번 조사는 금융권 일자리 창출, 인력양성에 있어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정부 등에서는 금융권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보고 채용 증대를 독려했지만 전체 인력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금융보안, 핀테크 부문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업들의 인력 수요 역시 IT 발전으로 영업, 경영관리 등의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반면 금융보안 인력을 더 채용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인력양성과 일자리 창출도 이에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의 재택근무 현황도 분석됐다. 은행은 52.5%가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보험은 80.6%, 증권/선물은 68%, 핀테크업계는 100% 시행했다. 반면 신협은 재택근무를 2.4%, 여신전문 25.2%, 상호저축은 26.8%자산운용/신탁은 19.4%만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 변화에 대해서는 확대가 55.3%, 매우확대가 20.9%로 응답됐다. 반면 변화 없음이 18.5%, 축소가 4.5%, 매우축소가 0.7%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확대된 것이 통계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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