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사진:셔터스톡]
홍콩H지수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금융당국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서자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이 일제히 홍콩H지수 ELS 판매를 중단했다. 아직 증권가에는  홍콩H지수 ELS 판매 중단 등의 움직임은 없지만 긴장 상태로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ELS 제도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금융위) 위원장은 지난 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언에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동감을 표했다.

정무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어떤 창구에서 (ELS를)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에 맞는지 이번 기회에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감원이 진행하고 있는 홍콩H지수 ELS 현장검사를 "2월 중에 완료하는 걸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 달 29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만 ELS 상품 판매를 지속하고 있지만 우리은행 역시 향후 우려가 더 커질 경우 관련 ELS 판매 중단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았다. 

반면 증권가는 은행권과 달리 홍콩H지수 ELS 관련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 조사 대상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는 홍콩H지수 ELS 관련 판매나 환매 중단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달 8일부터 증권, 은행 업권별 최대 판매사를 시작으로 홍콩H지수 ELS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해 11월과 12월 서면으로 해당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H지수 ELS 판매 실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서면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최대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현장검사에 더해 분쟁민원 관계 파악을 위한 민원조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 15일 금융권 홍콩H지수 기초 ELS 판매 잔액은 총 19조3000억원이다. 이중 은행권 판매 금액은 15조9000억원, 증권가 판매 금액은 3조4000억원이다. 증권가 ELS 판매 금액이 은행권보다 적은 상황이다. 

대규모 ELS 금액이 만기될 예정인만큼 피해 금액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판매한 ELS 상품의 조기 상환 실패 등 영향으로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이 올해 만기된다. 올 1분기에 3조9000억원, 2분기에 6조30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이 만기될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선 손실 규모를 4조~6조원으로 예상했다. 

이에 증권가는 ELS 발행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 전체 증권가가 발행한 ELS 금액은 179조원이다. 지난해 11월 총 ELS 발행 금액은 277조원, 12월  ELS 발행 금액은 185조원이었는데 계속해서 발행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ELS는 일반적으로 중위험 상품으로 알려져있지만 업사이드(상승률)가 제한돼 있는 반면 하락율은 제한돼 있지 않아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다. 5년 전에도 금융권에서 7200억원 손실 규모의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로 증권사들이 대량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데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ELS 불완전판매 이슈가 제기 됨에 따라 ELS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증권사 자금조달 위험이 증가하고, 여전채 등 채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는 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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