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카카오]
[사진: 카카오]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카카오가 연초부터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는 8일 두 번째 회의를 열고 '준법 시스템', '신뢰·상생' 2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각 소위는 위원회 전체 차원에서 살펴봐야 할 안건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준법 시스템 소위는 카카오 관계사가 준법경영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방향과 운영안을 도출할 계획이며, 신뢰·상생 소위는 카카오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각 리스크를 평가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3개사의 준법시스템에 대한 보고도 이뤄졌다. 지난달 첫 회의에서 이뤄진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은 보고로 준신위에 참여하는 6개 계열사의 준법시스템 현황 보고는 모두 끝이 났다. 이를 통해 향후 카카오 및 핵심 계열사들의 준법 통제 틀 마련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준신위는 카카오그룹의 준법 감시와 내부 통제 체계를 일신하기 위한 독립기구다. 준신위가 바깥 시선으로 카카오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살피는 조직이라면 내부적으로는 'CA협의체'가 독립된 기구로써 카카오 그룹 전반의 쇄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 2일 새로운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구성을 발표하며, 내부 통제 강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CA협의체는 그룹의 독립기구로 카카오 그룹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이다. 김범수 쇄신위원장이 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와 함께 CA 협의체 공동 의장을 맡으며 전면에 나섰다. 

그간 카카오는 계열사의 자율경영 방식으로 세를 확장해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도 함께 쏟아져나왔다. 특히 이번 위기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이 시발점이 됐다. 이후 김범수 쇄신위원장이 전면 등판하며 수습에 나섰다.

김 쇄신위원장은 지난달 11일 '브라이언톡'(직원 간담회)에서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강력한 경영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새 CA협의체는 경영쇄신위원회를 비롯해 각 협약사의 핵심성과지표(KPI), 투자 등을 검토하는 전략위원회 등 다수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의 논의해야 할 아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과 정책 관련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참고해 각 협약 계열사에 참고 및 권고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 분야에 대한 그룹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는 준신위와 CA협의체를 통한 내부통제와 함께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내부 갈등 봉합도 지속한다. 

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임직원 1000명과 순차적으로 만나는 '크루톡'을 통해 대면 소통에 나선다. 

이번 크루톡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카카오, 기술 이니셔티브, 현 사업·서비스의 방향성을 포함해 거버넌스, 인사 제도, 일하는 방식, 기업 문화 등 7개 주제를 다룬다. 주제별로 인원에 맞춰 회차를 나눠 진행된다. 직원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여러 주제에 참여할 수도 있다.

정 내정자와 직원들은 해당 주제와 관련해 카카오가 바꿔야 할 것, 지켜야 할 것, 나아가야 하는 방향 등을 각 회차에서 1시간 내외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영 쇄신은 잠재력을 드러낼 기회"라며 "강도 높은 비용 통제 효과로 이익은 기존 대비 성장하고, 본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자회사와의 시너지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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