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공동 점포 모습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공동 점포 모습 [사진: 신한은행]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은행 점포 축소가 이슈가 되면서 각국 정부가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팝업 스토어 개념을 적용한 팝업 점포가 나오는 등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벤치마킹할지 주목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해외 은행들의 지점 운영 특징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은행 지점수는 2020년 6월 8만1669개에서 2023년 6월 7만5211개로 7.9% 감소했다. 유럽의 상황도 마찬기지다. EU 은행 지점수는 2008년 22만5000개에서 2022년 13만3000개로 41% 감소했다. 호주 은행 지점수 역시 2017년 6월 5694개에서 2023년 6월 3588개로 37% 감소했다.

센터는 은행 지점 축소가 구조적인 추세로 인구 삼소 등에 따른 지방 지역의 수익 부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간 합병 확대, 디지털 채널 운영 비용 하락과 디지털 채널 수요 확대 등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은행 점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0년, 202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총 점포수는 2020년 6월 6793개에서 2023년 6월 6003개로 790개(11.6%)줄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점포 축소에 따른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해외 은행들은 우체국, 다른 은행 등과 공유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은행들은 우체국 내 공유 지점인 뱅킹 허브를 확대하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웨스트팩, 세인트조지, 뱅크SA, 뱅크오브멜버른 등 4개 은행이 고객들에게 각 은행의 모든 지점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도했다. 미국에서도 신용조합들이 공유 지점, 금융자동화기기(ATM)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2022년 4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국내 은행권 최초로 공동 점포를 개점했다.

공동 점포가 개설되는 용인 수지구 신봉동 지역은 하나은행 수지신봉지점이 2021년 9월 13일 영업을 종료한데 이어 우리은행 신봉지점도 2021년 12월 30일 영업이 종료된 지역이다. 두 은행은 공동점포를 운영하는데 최적의 지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공동점포를 추진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경북 영주 및 경기 양주 고읍에 공동점포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범 운영을 하는 상황으로 대대적으로 공동 점포가 운영되지는 않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또 다른 대안으로 영국 은행 등이 지점이 폐쇄됐거나 없었던 지역에 팝업지점을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팝업지점은 팝업스토어처럼 일정 기간 특정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영국 TSB 은행은 2021년 70개 지점을 폐쇄하면서 대안으로 43개 팝업 지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팝업지점은 지점 축소에 대안을 제시하면서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는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인스토어 지점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인스토어 지점은 소매상점 내에 위치한 은행 점포, 지점을 뜻한다. 이 방식 역시 새로운 점포 형태로 주목을 받았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등에서 인스토어 은행 지점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6월 미국 은행권의 인스토어 지점수와 예금은 전년 같은 달 대비 각각 10.7%, 15%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인스토어 지점의 수익에 생각보다 저조했으며 올해 3월 실리콘밸리(SVB)은행 파산 당시 인스토어 지점에서 예금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간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줬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 지점을 운영하는 방안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방식도 아직 대대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은행들의 지점 축소와 디지털 전환이 지속될 것이며 이에 대응해 다양한 방식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 은행들도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해외 사례와 성과를 벤치마킹하는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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