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한 반도체 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이를 유력 매체들이 비중 있게 다루면서 그동안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반도체 장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반도체 하면 엔비디아나 퀄컴 같은 칩 회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업체, TSMC 같은 파운드리 회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갖는 중량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네덜란드 업체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반도체 장비 업체들 이름이 반도체 생태계는 물론 국제관계 분야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상황이다.

ASML은 버스 크기에 180톤에 달하는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주특기로 하는 회사로 컴퓨팅 성능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회사들 중 하나로 꼽힌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를 보면 ASML 기술은 글로벌 컴퓨팅 성능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ASML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회사들은 작은 실리콘에 더 많은 컴퓨팅 성능을 담을 수 있을 수 있다.

예전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 엔지니어들이 여전히 칩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축소하는데 있어 ASML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은 대체할 수 없는 회사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 때문에 ASML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내놓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이번 추가 조치로  ASML DUV(deep ultraviolet: 심자외선) 기술을 사용하는 일부  장비들 출하가 미국 규정에 따라 중단될 전망이다.

ASML은 보다 정교한 리소그래피 장비인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이전 규정으로 인해 이미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구형 모델인 DUV까지 중국에 수출하지 못할 경우 타격이 커질 수 있다.

AMSL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지 않다. 미국 기술 갈등 속에서도 ASML은 3분기 중국 매출이 급증해 회사 전체 매출에서 46%를 차지했다.

ASML 외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도 요즘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중국 매출을 계속 늘려왔는데, 올해는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램리서치의 경우 1분기 중국 매출이 48% 증가했는데 미국 정부 규제 속에 올해 매출이 20억 달러까지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같은 회사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칩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수십여년 간 컴퓨팅 성능 향상은 일명 무어의 법칙 아래 마이크로칩에서 개별 부품들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이뤄졌지만 요즘은 재료 과학이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재료 과학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인텔 보다 1년 먼저인 1967년 설립된 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 리서치, 도쿄 일렉트론, KLA 등이 이 분야 대표적인 회사들로 꼽힌다. 

칩 제조업체들은 칩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는지와 관련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작은 장비에 어떤 자료를 쓰는지, 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칩 성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방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새로운 제조 공정 및 이들 공정을 팹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칩 공장에서 이들 공정을 구현한 장비도 생산하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발명하고, 마이크로칩을 생산하는 공장(팹: fab)에서 이러한 공정을 실행할 수 있는 장비도 만든다.

마이크로칩이 고도화되면서 제조에 필요한 단계가 늘고 각 세대별 팹 구축 비용은 10배까지 증가했다. 이제 새로운 팹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억 달러가 넘는다고 WSJ은 전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경쟁사들은 오랫동안 마이크로칩을 보다 빠르게 만들기 위해 주력해왔다. 그러나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달하면서 칩 안에서 어떤 원자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같은 회사들은 칩 성능 향상에 시너지을 일으킨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등은 칩 제조 업체 및 ASML 같은 장비 공급 업체들과 협력해 칩 제조 공정을 고도화할수 있도록 지원한다.

2차원 실리콘 웨이퍼에 다양한 특성들을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는지가 한계에 이르면서 칩 제조업체들은 칩을 위로 올리는 3차원으로 전환했고 이를 통해 칩 특성들은 같은 크기를 유지하더라도 더 빠르고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칩이 3차원이 되면 재료를 증착하고 원하지 않는 것을 에칭(etching) 작업이 중요해지는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경쟁 업체들은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