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 이사회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사진)을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로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분 60% 이상 승인을 얻으면 차기 KT CEO로 확정된다. 지난 4일 이사회의 김 내정자 선임 이후 KT 내·외부는 겉으로는 조용한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 내정자는 주주총회 이전까지 외부와 소통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신중하게 새로운 경영전략 구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역대 KT CEO들은 서울시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를 사실상의 인수위원회로 활용한 바 있기 때문에 김 내정자 역시 이와 같은 행보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내정자가 KT 외부 출신인 만큼, 인사 및  사업 구조조정 폭이 어느정도 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KT 이사회는 2차 임시 주주총회를 이달 30일 오전 9시 서울 KT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한다고 지난 7일 결의했다. 김 CEO 내정자는 지난 4일 KT 이사회가 이달 말 임시주주총회에 올릴 CEO 후보로 발표했지만, 이례적으로 소감문을 내진 않았다. 주총이 아직 남아 있는데다가 이번에 CEO로서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총 의결 기준이 참여 주식 수 50% 이상→60% 이상으로 높아진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가 KT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지에 대한 비전과 미래 계획은 이달 30일 주총 이후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현모·윤경림 등 두 명의 CEO 후보가 사퇴하는 등 잡음이 있었던 만큼, 김 내정자 역시 최대한 몸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KT 비서실 주도로 사업부문별 CEO 내정자 보고자료를 준비하는 등 KT 내부는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역대 KT CEO 선임 사례를 살펴 볼 때 김 내정자는 KT 비상경영체제를 조기에 정상화하고, 장기적인 경영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일종의 ‘인수위원회’ 형태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사업현안에 대한 집중 보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CEO들은 서울시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를 사실상의 인수위로 활용한 바 있다. 

현재 KT는 CEO 공백 사태로 비롯된 비상경영체제 상황이기 때문에 임시 주총 일정이 예정돼 있는 30일까지 약 1개월 간 CEO 준비를 하며 KT에 대한 경영비전 등을 구체화해 주총 자리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를 기반으로한 스마트팩토리·스마트시티 등에 관심을 보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5G 이동통신·기가인터넷 등 초연결 인프라와 연계된 디지털혁신(DX)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내정자는 KT 외부 출신이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 전반에서 변화의 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KT는 상무급 이상 주요 임원은 9월 이후 새 CEO가 거취를 결정하도록 사실상 ‘백지신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 KT CEO들 중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전 회장 시절에도 KT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김 내정자는 2015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LG CNS CEO로 일하면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실적 향상을 이끈 바 있다. LG그룹 전산 의존도를 줄이기도 했고, IT서비스에 집중하려고 ATM사업부를 물적 분할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을 이끌었다. LG CNS의 경우 김 내정자 취임이후 영업이익이 5배 가까이 성장했다. 

김 내정자는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지분 60% 이상 승인을 얻으면 차기 KT CEO로 확정된다. 김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을 경우, 내달 초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이 데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KT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의 선임안도 논의한다. 지난 6월말 임시 주총에서 KT는 사외이사 중심의 경영감독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기존의 사내이사 정원을 3명에서 2명으로 축소했다. 서 부사장은 네트워크기술본부장, 네트워크전략본부장, 전남·전북광역본부장을 역임한 후 2021년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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