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애플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MR)이 합쳐진 혼합현실(MR) 기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하드웨어 영역에서 신제품을 공개한 것인데다 여러 업체들이 고전해왔던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5일(현지시간) 개최한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MR 헤드셋 기기인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했다. 가격은 3499달러로 내년초 출시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CEO는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하는 혁명적인 신제품"이라고 치켜 세웠다.

회사 측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사용들이 손과 논, 그리고 목소리를 사용해 물리적인 공간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손으로 기기를  통제할 수 있고, 영화, TV쇼, 게임 등을 보다 몰입적인 방법으로 경험할 수 있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에게 거대한 영화 화면을 쏴줄 수 있고, 3차원 영상을 갭처하고 재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영화를 대형 화면에서 보거나 실물 크기 사진이나 생활 환경에 투명된 비디오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비전 프로(Vision Pro) [사진: 애플]
비전 프로(Vision Pro) [사진: 애플]

애플은 비전 프로와 관련해 월트디즈니와 협력도 발표했다. 디즈니는  스타워즈TV 쇼와 사용자가 여러 스포츠 경기를 동시에 보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비전 프로에서 시청 경험이 어떨 것인지 보여주는 미리 녹화된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을 보면 디즈니랜드 테마파크 디지털 버전도 사용자가 있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투사될 수 있다.

비전 프로가 나오면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초기에는 이를 미국에서만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업무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도  보여줬다. 최신 데스크톱과 같은 화면을 투사해 컴퓨터 모니터를 대신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사용자들은 타이핑을 위해 키보드 같은 블루투스 기기들도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엑셀, 팀즈 소프트웨어도 쓸 수 있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들이 고립되는 것을 피하도록 해주는 기능들도 제공한다. 비전 프로는 기기 전면에 있는 스크린을 통해 기기 외부에 사용자 눈을 보여주고 착용한 사람 가까이에 누군가 오면 그 사람을 보여줄 수 있다.

비전 프로에는 애플이 맥 컴퓨터 제품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M2칩이 탑재된다. 많은 카메라, 센서, 마이크로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R1이라는 신형 칩도 장착된다. R1칩은 가상현실 헤드셋 기기들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인 레이턴시(지연)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외에도 비전 프로는4K로 영상을 렌더링하고, 텍스트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고화질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애플 비전 프로는 메타 등 경쟁 업체들이 제공하는 제품들과 비교하면 매우 비싸다. 메타가 제공하는 VR 기기들 중 가장 비싼 퀘스트프로의 경우 1000달러에 판매된다. 이에 따라 사용자를 어느 정도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장 배터리팩을 통해 전원을 공급하는 비전 프로(Vision Pro) [사진: 애플]
외장 배터리팩을 통해 전원을 공급하는 비전 프로(Vision Pro) [사진: 애플]
[사진: 애플]
3D 앱 생태계를 지원하는 비전 프로 [사진: 애플]

애플은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비전 프로를 위한 새로운 앱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에도 무게를 두는 모습.

회사 측에 따르면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올라와 있는 많은 앱들이 비전 프로용 OS인 비전 프로를 지원한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다른  기존 애플 기기용 앱들을 다시 디자인하거나 아예 새로운 스타일의 3차원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툴도 선보인다.

비전 프로 외에 애플은 이번 WWDC에서 iOS17 운영체제도 공개했다. iOS17은 페이스타임, 메시지 등 애플 앱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이 개선됐다.

기존 제품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소프트웨어 기능들도 선보였다. 사용자가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도와주는 저널(Journal)앱도 공개했다.

애플은 헬스앱에서 사용자가 기분과 정신 상태를 기록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불안이나 우울증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애플은 15인치 맥북에어 신제품도 선보였다. 신형 맥북에어는 M2칩이 장착됐고 1299달러에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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