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투데이 고성현 기자
디지털 투데이 고성현 기자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최근 열린 '2023년 테슬라 투자자의 날'(Invester's Day)은 생산성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테슬라는 이번 행사에서 '마스터플랜3' 일환으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 대 전기차 생산을 위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차체 경량화로 탑재되는 부품 수와 크기, 중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전통적인 차량 조립 프로세스를 바꿔 차량 공정에 투입되는 절차를 최소화하며, 공간 부지도 40% 줄여 비용을 크게 줄이는 것이 골자다.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는 75%를 절감하고, 희토류 사용을 최대한 줄인 친환경 모터도 선보인다. 배터리도 차체에 직접 달아 불필요한 공정을 없앤다는 목표다.

핵심은 원가 절감을 위한 공정 방식을 수직계열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테슬라는 협력사에게 맡겼던 부품 개발을 점점 직접 커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칩부터 OS까지 내재화한 애플과 비슷한 움직임이다.

부품 업체들 입장에서 테슬라 행보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테슬라에 팔 부품들 종류는 줄고 가격도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좋을 수 있지만 테슬라 스타일이 업계 전체로 확산된다면 부품 회사들은 전기차 생태계에서 점점 '을'의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있을 법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4680 배터리에서 보듯,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협력으로 배터리 기술력을 키웠고 새로운 원통형 규격을 제시하며 배터리 회사들을 상대로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내년 쯤이면 자체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에게 국내 베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이미지로 비춰진다. 크게  잘못된 시각은 아니지만 이제 국내 베터리 업계에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시그널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관련 업계는 이미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등은 여전히 장밋빛으로만 K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해 좀 아쉽다.  좀 더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산업의 변화를 바라보고 정책적인 지원을 고민할 때다.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K반도체 산업도 얼마전까지 장밋빛 전망이 많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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