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니아 메인 이미지 [사진:컴투스홀딩스]
제노니아 메인 이미지 [사진:컴투스홀딩스]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2000년대 초반 등장해 인기를 끈 모바일 RPG ‘제노니아’가 MMORPG로 돌아온다. 개발사 컴투스홀딩스는 피처폰 시절의 감성과 재미를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트렌디하게, 일명 ‘뉴트로’ 감성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제노니아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남궁곤 컴투스홀딩스 이사를 만나 ‘제노니아:크로노브레이크’가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개발자 출신 MMORPG 전문가..."절충점 찾고 선택하는 역할"

남궁곤 이사는 약 18년간 게임 업계에 몸담았다. 2005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지난 2014년까지 리니지2 개발을 총괄했다. 이후 정형화된 모바일 게임의 프레임을 깨보자는 큰 뜻을 품고 독립해 코코모, 패스파인더에이트 등을 거쳐 컴투스 그룹에 합류했다.

특히 그는 MMORPG 특화된 전문가다. 당시 온라인게임 1위 MMORPG였던 리니지2를 약 10년 넘게 안정적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기획 직군으로 시작해 개발 실장으로 나아가 한 회사의 대표까지 다양한 역량을 쌓으며 MMORPG, 오토배틀러, 롤플레잉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제노니아 팀 내부에서 절충점을 찾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종종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개발의 방향성과 ‘어떻게 만들면 흥행할 수 있을까’ 하는 쟁점에서 매우 격렬하게 부딪힌다”며 “사실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에서 출발하지 못하면 이뤄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개발에만 치중하게 되면 사업적인 결과들을 얻기는 쉽지 않다. 중간에서 절충점을 찾고 선택하는 역할을 했다”며 “개발자 출신의 사업 담당자다 보니 개발을 이해하고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분에 있어서 한층 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컴투스홀딩스 남궁곤 제노니아 사업담당 이사 [사진:컴투스홀딩스]
컴투스홀딩스 남궁곤 제노니아 사업담당 이사 [사진:컴투스홀딩스]

MMORPG로 돌아오는 제노니아...‘뉴트로’ 감성 담다

제노니아는 2000년대 이용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지식재산권(IP)으로 피처폰 시절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을 대표하던 시리즈 중 하나였다. 총 7가지 시리즈가 탄생하면서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은 모바일 RPG였던 전작의 시리즈를 벗어나 MMORPG로 새롭게 탄생했다. 

남궁 이사는 “내러티브 전개 부분에 있어서는 싱글 RPG에 비해 MMORPG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정형화된 MMORPG에서 탈피해 새로운 재미를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MMORPG들을 선보이며 쌓았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규모 전투 시스템의 최적화, 경제 시스템, 커뮤니티 시스템 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을 살펴보면 지난 20년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트랜디하게, 남궁 이사는 ‘뉴트로’ 감성을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제노니아의 부제 ‘크로노브레이크’는 ‘시간의 여정’이라는 뜻으로 시간을 거슬러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제노니아3의 주인공 카엘이 아버지인 리그릿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부분 등을 포함해 전작을 아우르는 스토리 라인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가 잘 보여질 수 있도록 스토리를 구성, 현시대의 트렌디함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시점의 트렌드에 집중하다보면 이용자분들의 오랜 추억이 훼손될 수 있는데, 과거 캐릭터들의 특징들은 그대로 살려내고 높은 퀄리티로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트로 감성을 담은 이유는 제노니아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MMORPG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제노니아를 기억하고 있는 연령층(20대 후반~30대 초중반)은 물론 MMORPG에 익숙한 이용자들과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좋아하는 어린 연령층의 이용자들까지 공략하고 싶다는 것. 

이를 위해 제노니아를 모르는 이용자들에게 재미있는 MMORPG로 다가가고자 첫인상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게임의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짧은 호흡의 성장이나 즉각적인 피드백 등이 트렌디함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제노니아 IP를 모르는 젊은 층에게는 트렌디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게임 내 절묘하게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노니아3 시리즈 이미지 [사진:제노니아 공식 영상 갈무리]
제노니아3 시리즈 이미지 [사진:제노니아 공식 영상 갈무리]

올 상반기 출시 목표...‘플레이 가치’와 ‘밀착형 운영’ 강조

신작 제노니아는 개발진과 사업 유관 부서를 합쳐 약 200여명이 3년간 공을 들인 작품이다. PC와 모바일간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컴투스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는데 경영적인 부분에서 컴투스홀딩스는 사업력 강화를, 컴투스는 고도화된 개발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른 시도다. 

MMORPG는 전투와 성장, 경제 시스템, 커뮤니티 등 여러 요소에서 어느정도 프레임이 만들어진 장르다. 다만 현재의 프레임 내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게임을 복사하듯 만들어내는 것과는 다른 사안이다. 이에 남궁 이사는 플레이의 가치를 살리려면 기본기를 중점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기본기에 관련된 완성도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포인트인 것이다. 

그는 “MMORPG는 개별적인 시스템들이 복잡하게 구성되기 때문에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가가 핵심”이라며 “게임 최적화나 플레이의 최적화 부분 역시 기본기에 포함된다. 게임을 선택한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쌓아온 가치를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게임 운영의 묘미를 살리기는 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운영적인 부분에서 밀착형 감성을 담아 만족감을 주는 것이 게임의 재미의 한 축이 된다는 것. 이에 신작 제노니아에 GM(제너렐 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GM 시스템을 통해 친근함과 밀착도를 높인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며 “단순히 업데이트 공지나 소통 차원을 넘어 클래식한 방식이긴 하지만 좀더 플레어어들과 함께 놀고 고충과 불만을 공감하는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다양한 MMORPG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MMORPG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 이사는 이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도 플레이의 가치와 운영적인 신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곤 제노니아 사업담당 이사 [사진:컴투스홀딩스]
남궁곤 제노니아 사업담당 이사 [사진:컴투스홀딩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안방에서 먼저 성공해야”

제노니아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글로벌 누적 63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제노니아2’는 한국 게임 최초 미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같은 인지도에 글로벌 출시도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내 이용자들에게 인정받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남궁 이사는 “막연한 글로벌향 개발은 위험하다. 일단 우리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면 글로벌 시장이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MMORPG에서 우리나라가 나름 종주국이다. 종주국에서 먼저 인정받은 후 글로벌 시장에 맞게 업데이트 하고 진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먼저 안방에서 성공시키는 게임이 되게끔 만들자가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말 제노니아의 사내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예상보다 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그는 “게임 검증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우리 회사 내에서부터 팬층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사내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내부에서 우호적인 팬층이 생기지 않는다면 밖에 나가서도 성공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큰 호응을 받아 어느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MMORPG 특유의 규모 있는 플레이나 카툰 렌더링 방식의 아트 퀄리티, 적극적인 내러티브 전달을 위한 연출 요소, 침공전 같이 기존 MMORPG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콘텐츠 등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노니아를 선보일 생각을 하니 긴장감과 설레임이 공존한다”며 “제노니아 시리즈를 기억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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