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하는 세계 최초 인지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전이 한창인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국내 기업들과 사우디를 방문해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공동으로 한-사우디 모빌리티 혁신 로드쇼를 개최한 것처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가 2030년까지 ‘네옴시티’에 쓰겠다고 한 돈은 한화로 670조원으로 우리나라 올해 예산보다 많은 수준이다. 현재 이 돈의 2.6% 밖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달 17일 방한해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및 오찬을 가졌다. 이어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환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찾아와 빈 살만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는 인공지능(AI)과 5G,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는 도심항공교통(UAM)과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교통수단에 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 17일 삼성물산·포스코·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추진 프로젝트’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했다.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39만6694㎡ 규모의 그린수소 공장을 짓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삼성물산 등 민간기업과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이 힘을 합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친환경 수소를 뜻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 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 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일환인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사업비 5000억달러(한화 약 670조원)를 들여 사막과 산악지역에 서울의 약 44배 면적인 2만6500㎢의 인공도시를 건설한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네옴시티는 탄소중립 미래도시로 만들어진다. 신재생 100%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환경오염이 없는 깨끗한 수소를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게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네옴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 부처 중에는 원희룡 장관이 네옴시티를 직접 방문하기도 한 국토교통부가 프로젝트 수주전에 먼저 뛰어들었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포스코건설은 스마트 모듈러 건축 기술을, 현대건설은 디지털 건설 기술을 제시했고, 디지털 기업 중에는 네이버, KT, 직방 등이 스마트 홈·빌딩, 로봇, 인공지능(AI), 5G,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앞세워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국내 기업들은 사우디를 방문해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공동으로 한-사우디 모빌리티 혁신 로드쇼를 개최했다. 한국의 건설, IT,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의 분야에서 41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사우디에서는 교통물류부, 주택부, 중기부, 전력청, FEDEX, TAWAL 등 64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했다.

쌍용건설·현대건설·삼성물산 등 건설사와 토르드라이브 등의 모빌리티 기업, 네이버·KT 등 IT 기업, 포미트 등 스마트팜 기업 등이 각자 기술을 선보였다. 살레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은 후속 일정으로 일부 발표만 듣고 일어날 예정이었지만, 원래 있었던 일정까지 미루고 스타트업 발표까지도 모두 다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 마제드 알 호가일 도시농촌부 장관은 지난 달 29일 제1회 한·사우디 주택협력 포럼을 열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와 사우디아라비아 도시농촌주택부는 포럼에서 신도시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과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기업 발표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달리 과기정통부는 네옴 프로젝트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핵심 관계자는 “네옴시티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최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냥 중동 건설 붐은 분명히 맞는데 관련 콘텐츠들 대부분 디지털 관련돼 있어 어떤 역할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고민하고 있다”며 “물론 각 기업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과기정통부가 지원할 수 있는지, 또는 같이 논의하는 좋은 계기로 삼는 일들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북서쪽 해안 아말라 지역에 건설할 계획인 초대형 리조트 조감도 【사진 : 사우디 관광청】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북서쪽 해안 아말라 지역에 건설할 계획인 초대형 리조트 조감도 【사진 : 사우디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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