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대구 본사 [사진: 디지털투데이]
엘앤에프 대구 본사 [사진: 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엘앤에프가 분기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엘앤에프는 9일 3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연결기준 매출액 1조2425억원, 영업이익 986억원의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6%, 영업이익은 629%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 44%, 영업이익 61% 늘었다. 

대구 구지 2공장 1단계 완전 가동에 따른 양극재 출하량이 증가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 발생이 실적 성장 배경이다. 가동률 증가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했다.

엘앤에프는 9월 발생한 중국 항만 적체 이슈로 물류 차질이 일부 생겼지만, 주력인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 매출이 견조하게 이어져 전체 실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선 중국 항만 적체 현상이 다소 완화되면서 양극재 출하량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유지하며 일부 도시가 봉쇄되는 영향이 위험으로 남아있지만, 메탈 평균거래가격(ASP)이 반등한 상황에서 자동차 업체별 전기차 신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던 기존 실적 전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구지 2공장의 2단계 가동을 위한 설비 반입과 양산 테스트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내년 차세대 제품인 단결정 양극재, 니켈 90% 중후반으로 함량된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이 예정돼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공급망 이슈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정비도 진행한다. 배터리 양극재 원료 중 핵심인 리튬 사업을 준비하는 한편, 전구체 사업을 진행하는 자회사 제이에이치화학공업을 통해 원재료 수급을 대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엘앤에프는 현재 진행 중인 투자 외 국내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024년 22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요가 증가해 예정된 공급 규모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구 내 신규 매입한 부지를 활용해 2024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추가 증설을 단행해 가파른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 진출을 위한 해외진출 정부 승인과 합작법인 진출 계획도 밝혔다.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레드우드머티리얼즈와의 JV를 지속 추진과 동시에 국가핵심기술 보호 조치를 보완해서 접근할 예정이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엘앤에프가 보유한)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국가승인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합작하는 회사간 지분율 관계, 주요 보직 담당 등을 명확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부 관계자와 국가정보기관 관계자와 세부 협의를 시작해, 2025년 미국 현지 라인 가동을 목표로 가이드라인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엘앤에프가 레드우드와의 협력을 통한 미국 진출 계획을 유지하면서도 합작법인의 지배 관계사로 해외 진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내 개발사업은 환경영향평가 승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레드우드가 이미 승인을 받고 부지 선정 등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을 지속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진출 시기에 대해선 "보안적 상황과 미국 내 이슈를 보고 최적의 시점에 맞춰 진행하겠다"면서도 "최소 5만톤에서 1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 금액은 대략 6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규모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투자 재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70만주를 활용하거나, 자동차·배터리 셀 업체 등과 투자 협력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앨엔에프는 IRA 대응이나 전구체 내재화 확대 계획 질문에 "IRA 세부지침은 전구체(프리커서)가 원재료로 포함될지 여부를 포함해 아직 협의 중이다. 자동차 고객사마다 원재료 수급 전략이 다르지만, 자회사인 제이에이치화학공업이 관련 기술을 보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IRA로 탈중국화가 시작되며 화유코발트, CNGR 등 중국 업체들이 국내 현지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에 최대 배터리 셀 및 소재 업체가 있어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저가형 전기차 배터리로 자리잡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소재에 대해서는 "하이엔드 제품군은 니켈을 96~97% 함량한 제품으로 대응하고, 중저가용은 리튬망간산화물(LMO; 망간리치) 양극재와 LFP 양극재를 개발해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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