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우리나라 전자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물가상승, 고금리, 고환율 등에 따른 경기침체로 IT 수요 감소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양사는 주력 제품에서 성장세가 꺾여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LG전자는 TV 시장 수요 위축 영향을 크게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3%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 매출을 이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들어 매출 상승세가 소폭 꺾였고, 3분기마저 다소 줄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 업황 둔화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IT 수요 둔화와 러-우크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기침체 신호가 전방산업 수요 침체를 불러와 반도체 실적 하락을 불렀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점도 한몫했다. 모바일과 PC 등 소비자용 수요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견조했던 서버 고객사 수요마저 둔화되며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서버 업체들이 D램 가격 하락세에 따라 구매를 늦추거나 기존 재고를 소진하고 있어 수요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MX사업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와 성수기 효과가 겹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올랐다.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 [사진: LG전자]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 [사진: LG전자]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1조1714억원, 영업이익 746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25.1% 증가했다.

매출액은 분기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며 순항을 탔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3분기와 비교해 25.1%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3분기의 일시적 비용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LG전자는 미국 완성차 고객사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리콜에 따른 충당금을 4800억원 규모로 반영한 바 있다. 이같은 일시적 손실을 제외하고 보면 올해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셈이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과 운임비 인상 등이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주력 제품인 TV사업은 IT 시장 위축,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라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LG전자 TV사업은 고부가 제품인 OLED TV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과 재고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VS사업본부 실적 개선이 위안거리로 남았다. 자동차 전장 부품을 판매하는 VS사업본부는 주요 완성차 고객의 차량 출고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이 2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의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양사가 생산하는 생활가전과 TV 등 시장 전망이 밝지않고, 주력 제품 가격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하락세 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업체는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4분기에 더 하락한다고 보고 있고, 메모리 수요 감소로 인해 고객사가 비축한 재고가 우선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주요도시 봉쇄로 인해 선제적으로 확보한 부품 재고도 부담을 주고 있다.

LG전자 역시 4분기에 이어질 대외적 불확실성과 공급망 불안 등에 따라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요 가전 경쟁사인 일렉트로룩스와 월풀의 매출액 전망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둔화에도 설비투자 감축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는 만큼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 시장 경쟁 주도권을 유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공급망 관리, 원가 구조 개선 등 내부적인 운영 효율을 높이고 OLED 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 판매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4분기 전망이 밝지 않지만 기회 요인도 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할로윈데이,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시즌이 예고돼 있다. 카타르 월드컵 특수도 남아 있다. 경기 침체 우려 속  4분기 성수기와 이벤트 특수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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