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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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올해 하반기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금융 시장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리스크, 즉 ‘화이트스완(White Swan)’으로 평가되는 중국 중소은행들의 뱅크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의 반토막이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뱅크런이 위기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중소은행들의 위기를 분석했다.

센터는 중국 중소은행들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겪으면서 최근 3년 간 10차례가 넘는 뱅크런 사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허난성 내 4개 중소은행에서 갑작스런 온라인 인출·이체 중단이 4월부터 석달 넘게 지속되는 등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FP, 연합뉴스, KBS 등의 보도에 따르면 7월 10일 허난성 정저우에 있는 인민은행 지점 앞에 2000~3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시위에 나섰다. 중국에서 이처럼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심지어 시위대를 하얀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남성들이 공격하면서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다.

사람들이 시위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18일 허난성에 있는 위저우신민셩 은행과 상차이후이민 은행, 저청황화이 은행, 카이펑 신동방은행 등 4개 은행이 예금 인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약 40만명이 예금 400억위안(약7조5000억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나섰다. 중국 허난성 은행보험감독관리국, 허난성 지방금융관리감독국은 7월 11일 지방은행 4곳의 예금을 15일부터 대신 지불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불되는 예금은 5만위안(약 1000만원) 이하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중소은행의 뱅크런이 계속 반복되고는 있으나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 못하는 상황을 ‘화이트스완(White Swan)’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중국 중소은행들에서 더 많은 구제금융과 통폐합 등이 목격되면서 예금주의 심리가 더 취약해지고 이는 대규모 뱅크런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계할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화이트스완은 블랙스완과 대비되는 의미를 갖는다. 블랙스완이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상황으로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화이트스완은 이미 알려진 반복돼 오는 금융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뜻 한다.

중국 중소은행들의 위기는 기존에 알려진 리스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한다. 국제금융센터는 ▲중소은행 내 높은 수준의 부실대출,  ▲취약한 지배구조와 자금조달 방식,  ▲영구채 발행 증가로 인한 부작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루머 확산과 부적절한 대응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2017년부터 중국 중소은행의 무수익여신(NPL)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 대형은행의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방정부 및 현지기업과의 유착으로 은행경영이 불투명하고 자금조달 과정에서도 고금리·3자 온라인 예금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고 밝혔다. 여기에 위챗 등에서의 은행 파산 루머가 예금자를 공포로 내몰고 있으며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은행, 금융회사에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들이다. 그럼에도 뱅크런이 발생한 것이다.

알려진 리스크들이 뱅크런까지 이어진 것은 감독, 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의 중소은행은 1600여곳에 달한다. 계속 이같은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1%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선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달 말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율 목표를 5.5%로 제시했다. 블룸버그의 최근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보다 낮은 4.1%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최근 2022년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에서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기관들이 중국 경제성장률을 4%대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는 올해 가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코로나19 봉쇄가 지속될 수 있으며 정치,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하반기 중국 경제의 하방 기조는 중소은행들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다시 중소은행들의 지급불능, 뱅크런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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