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리스크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셔어스톡]
올해 하반기 전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리스크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셔어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올해 하반기 전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가상자산(암호화폐) 리스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상자산 리스크가 금융, 경제로 전이되는 한편 가상자산을 겨냥한 사이버공격이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2022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내놨다.

국제금융센터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후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의 지원으로 1999년 설립된 연구기관이다. 센터는 전 세계 경제, 금융 정보를 수집 분석해 경제, 금융위기 상황을 경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에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올해 세계경제가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2월 4.3%로 줄어들었고 다시 6월 3.4%로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올해 세계 물가전망은 지난해 12월 3.9%에서 올해 3월 5.1%, 6월 6.7%로 늘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하반기 전 세계경제가 하강,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2.3%였는데 3분기는 1.9%, 4분기는 1.3%, 내년 1분기는 1.0%로 주요 투자은행들이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터는 일본의 경우 올해 2분기 5.2% 경제성장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 급격히 하락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1.7%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는 올해 2% 수준, 중국의 경우는 4% 수준의 경제성장을 예상했다.

센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봉쇄,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이 현재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센터는 하반기 세계경제 위험 요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3년까지 지속되는 상황과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와 인플레이션의 동시 영향), 전 세계적인 부채 증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 등을 꼽았다.

특히 국제금융센터는 이례적으로 디지털금융이 가져올 위험을 지적했다. 특히 센터는 가상자산으로 인한 경제 리스크에 주목했다.

센터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이 전통적 금융시장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준다며 변동성 확대를 경계했다. 이는 최근 전반적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5월 중순 테라·루나 사태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가상자산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6월말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2만달러 아래로 하락하기도 했다. 센터는 이런 분위기가 주식, 펀드 등 다른 분야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지적한 디지털금융 위험 요인 [사진: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가 지적한 디지털금융 위험 요인 [사진: 국제금융센터]

센터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투명성으로 정확한 리스크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고 장부에도 반영되지 않아 기업, 금융기관 등이 보유 유무 확인과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전 세계적인 가상자산 투자손실이 금융기관들의 신용공여(대출 등)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테라·루나 사태가 가상자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전체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했다. 가상자산 하락은 다시 블록체인, 디파이(DeFi) 기업들의 위기로 번지고 이들 업체들의 위기가 또 다시 가상자산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실례로 크립토 헤지펀드 3AC는 6억6000만달러 규모의 채무를 불이행하면서 파장을 일으켰고 가상자산 대출 업체 볼드는 자사 플랫폼에서 모든 인출과 거래, 예치를 잠정 중단했다.

가상자산을 겨냥한 사이버공격도 위험이라고 국제금융센터는 밝혔다. 센터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인식하고 있는 최대 리스크 중 하나가 사이버공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사이버공격 대상이 가상자산과 디파이라는 것이다.

센터는 도난당하는 가상자산도 문제이지만 그로 인한 가치훼손, 신뢰 하락의 위험을 경고했다. 가상자산이 도난당해 인출이 제한되면 그것이 가상자산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고, 다시 신뢰하락이 가상자산 유동성을 악화시키면서, 가상자산 연쇄 인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함께 국제금융센터는 디지털은행이 전통은행에 비해 위기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은행이 기존 은행보다 고위험 대출 등이 많은 반면 충당금 적립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은행이 기존 은행보다 유동자산 비중이 낮은 것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센터는 이같은 우려로 인해 전 세계 정부가 가상자산, 핀테크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급격한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만약 급격한 규제가 시행되면 이 규제들이 다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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