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진: 각 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진: 각 사]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새 경영진이 이른바 '원팀'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두 기업은 각자 포털(검색)과 메신저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부문과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글로벌을 정조준, 내부 역량을 모으고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 만큼 분위기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에서 "강력한 N개의 엔진으로 구성된, 거대한 엔진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팀네이버'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여기서 CEO의 역할은 '팀네이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각 사업이 속도를 높이며 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그 위가 아닌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행사에서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5년 주기로 매출을 2배 이상씩 성장시켜왔는데 이는 글로벌 사업자를 놓고 봐도 얼마 없는 사례"라며 "그동안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가 아닌, 본연의 힘으로 성장해 상당한 이익률을 유지해 왔는데 예전 성장률을 달성하면 주가 역시 돌아올(회복할) 것으로 생각하며 CEO 뿐만 아니라 저 역시 '팀네이버' 저력을 믿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네이버 경영진 교체를 앞당겼다. 이를 계기로 네이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논의가 수개월 여 간 이어졌다. 이어 최근 임직원 연봉 재원을 전년보다 10% 인상하는 등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이 타결됐다. 중장기적으로 사기 진작과 신뢰 회복을 이뤄가야 하는 만큼 '팀'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사업 법인은 6개, 사내독립기업(CIC)은 8개다. 사업적으로는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해외에서도 규모 있게 사업을 펼쳐갈 기반을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각 사업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키워가겠단 구상이다.

카카오도 내부 신뢰 회복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외부에선 카카오를 향해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확장을 일삼고 있단 지적을 쏟아냈다. 또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일에 스톡옵션 44만993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 것이 논란이 되며 공동체(계열사)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한 대책들을 내놨다. 

이에 큰 틀에서 공동체(계열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구성했고 김성수·홍은택 CAC장을 공동 선임했다. 김 CAC장은 카카오 공동체 윤리의식 강화 및 리스크 방지 등을, 홍 CAC장은 ESG 총괄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카카오 역시 내수 시장에만 한정돼 있단 지적을 넘어서기 위한 글로벌 확장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3년 안에 30%로 확대, 카카오 공동체 해외 매출을 전년 대비 40% 이상 끌어 올리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 콘텐츠, 지식 재산권(IP)을 기반으로 글로벌 거점 지역을 확보하고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점유율을 높인단 계획이다.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사회적 책임 모색과 전략 방향 제시는 CAC가 주도적으로 맡지만 올해 새로 선임된 남궁훈 대표도 카카오 공동체가 가진 역량들을 토대로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도전해 가겠단 취지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남궁 대표는 앞서 개인 SNS를 통해 "카카오 공동체는 디지털 세상의 3단계 형태소라고 볼 수 있는 텍스트(카카오톡), 소리(멜론)와 이미지(카카오페이지), 멀티미디어(카카오게임즈) 등 핵심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성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며 "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기존 세상 기술 혁신보다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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