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회장
김정주 NXC 회장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세계 최초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전성시대를 열었던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향년 5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넥슨을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시키고자 했던 김정주 창업주의 별세 소식에 IT·게임 업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68년생인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지난 1994년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해 글로벌 게임회사로 성장시킨 대한민국 게임 업계 1세대 수장이다. 게임 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로 게임업계 ‘큰 별’이라고 불린다.

김정주 창업주는 게임 산업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에서 세계 최초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다. 이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등을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전성시대를 열었다.

넥슨은 지난 2011년 도쿄 증시에 상장했다. 일본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것이다. 현재 넥슨은 시총 20조원을 넘는 아시아 대표 게임사로 성장했다.

김정주 창업주는 지난 2005년 넥슨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게임 회사 경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며 2006년 넥슨 지주회사 NXC 대표로 물러났다. NXC는 넥슨과 약 6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김정주 창업주는 NXC 대표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벤처투자에 몰입했다. 특히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관심을 가진 그는 지난 2017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후 글로벌 거래소 비트스탬프 지분을 인수했다. 이외에 레고 커뮤니티 ‘브릭링크’,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미국 민간 항공우주사 ‘스페이스X’, 해외 모빌리티 회사 등 다양한 회사를 인수하고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김 창업주는 넥슨을 디즈니처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했다. 게임 캐릭터와 스토리 등 넥슨 IP를 문화 콘텐츠로 발전 시키고자 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수석부사장으로 영업하고, ‘어벤져스:엔드게임’ 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AGBO에 투자한 것도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에도 집중했다. 아동 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지원, 아시아 최초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 ‘넥슨재단’ 설립 등 아이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힘썼다.

지난해 7월 김 창업주는 돌연 NXC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당시 김 이사는 "지주회사 전환 후 16년 동안 NXC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이제는 역량 있는 다음 주자에게 맡길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후 NXC 사내이사로 재임하면서 등기이사직을 유지한 김정주 창업주는 미국 하와이에서 별세했다. 1일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는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빈소 마련 여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에 빠진 IT·게임 업계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우리의 친구이자 멘토인 제이킴을 잃은 비극을 표현하기 어렵다”며 "그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넥슨 가족과 많은 친구들이 그를 그리워 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의 창업주이자 저의 인생의 멘토였던 그리고 제가 존경했던 김정주 사장님이 고인이 되셨다. 이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애도했다. 김택진 대표는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며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는 김정주 창업주와 서울대 공대 선후배 관계다.

이어 남궁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업계의 슬픔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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