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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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메타버스를 향한 유력 업체들의 출사표가 쏟아지면서 메타버스에 필요한 인프라나 기반 기술을 제공하려는 기업들도 분주해졌다. 메타버스 환경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기 위한 국내외 크고 작은 테크 기업들의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터넷 초창기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파는 회사들이 고성장을 구가했 듯 메타버스도 관련 인프라를 둘러싼 판이 빠르게 커지는 양상이다.

콘텐츠 제작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메타 휴먼이나 음성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구현을 지원하는 테크 기업들 움직임이 활발하다.

콘텐츠 제작 플랫폼 측면에서 보면  유니티, 에픽게임즈 게임 엔진 업체들과 GPU 회사로 유명한 엔비디아의 행보가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9일(현지시간) GTC 컨퍼런스에서 가상 에이전트를 제작할 수 있는 새 플랫폼 옴니버스 아바타를 발표했다. 옴니버스 아바타는 음성 인식, 음성 합성, 얼굴 추적, 3D 아바타 애니메이션을 포함하는 다수 기술들 간 결합에 기반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GTC 컨퍼런스에서 옴니버스 아바타를 직접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보도한 더버지 기사에 따르면  디지털 키오스크에 있는 귀여운 만화 캐릭터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한 커플에 어느 상품이 베지테리언(Vegetarian)인지 등 메뉴에 대해 설명했다. 이 캐릭터는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해 고객과 눈을 마주칠 수 있고 고객들 얼굴 표정에도 반응한다. 젠슨 황 CEO는 "스마트 매장, 드라이브 스루,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유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옴니버스 아바타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비전 일환이다. 옴니버스는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3D 이미지를 개발하는데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및 협업 플랫폼이다. 지난해 12월 오픈베타 버전이 공개됐고 사우스파크, 록히드마틴을 포함해 500개 이상 기업들이 옴니버스 플랫폼을 검토하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옴니버스는 이번 GTC를 통해 베타 버전을 딱지를 떼어내고 공식 버전 지위도 획득했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아바타 외에 AI 딥러닝 신경망 훈련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옴니버스 리플리케이터(Omniverse Replicator)도 추가했다.

메타버스 비전을 강조하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바꾼 메타와 비교해 엔비디아는 사무실 회의 등을 가상 현실로 가져오는 것과는 관련이 덜하다. 엔비디아가 주목하는 메타버스는  산업 환경이나 실제 세계에서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는 아바타를 만드는 것 등에 대한 것이라고 더버지는 전했다.

유명 게임엔진 개발 업체인 유니티도 최근들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반지의제왕, 왕좌의게임, 아바타 등을 제작한 뉴질랜드 VFX(Visual effects) 전문 업체 웨타 디지털(Weta Digital) 툴과 기술, 파이프라인, 엔지니어링 부문을 인수하는 카드도 뽑아들었다.

이번 인수에 대해 유니티는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들이 차세대 실시간 3D 기술을 통해 보다 창의적으로 메타버스 미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물급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도 최근들어 메타버스를 전진배치하고 나섰다. 어도비는 최근 개최한 연례 크리에이티브 컨퍼런스인 어도비 MAX(Adobe MAX)에서 메타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메타버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용 3차원 물체를 제작하는 것 같은 떠오르는 영역들은 어도비 제품을 위한 시장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도 지난 2월 디지털 휴먼 제작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를 선보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는 게임 개발자와 3D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수주, 또는 수개월에서 1시간 미만으로 줄여준다.

메타버스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는 플랫폼 업체들의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이 AR과 VR 기능을 자신들이 만드는 앱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메시'(Mesh)를 내놨다. 최근에는 메시를 활용해 자사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팀즈에 디지털 아바타 기술을 접목한 팀즈용 메시도 선보였다.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로 유명한 나이언틱랩스도 최근 앱 제작 업체들이 AR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라이트십(Lightship)을 공개했다. 라이트십은 나이언틱 리얼 월드 플랫폼에서 브랜드가 바귄 프로젝트로 나이언틱은 자사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데 활용한 기술들을 외부 앱 개발사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풀스택 AR 개발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라이트십은 크게 실시간 매핑, 언더스탠딩(understanding), 셰어링(sharing)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셰어링은 포켓몬고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멀티 플레이어 기능들과 관련돼 있다. 실시간 매핑과 언더스탠딩 카테고리는 AR이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지도록 지원한다. 포켓몬고나 픽민 월드(Pikmin World) 같은 위치 기반 모바일 게임 외에 교육과 과학 관련 앱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메타버스에 관심 있는 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국내 솔루션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3D 공간데이터 전문 기업 어반베이스는 자사 주특기인 2D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하는 모델링 기술을 중소 기업들까지 확산시키키 위한 일환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구현했다.
딥브레인AI는 최근 AI 휴먼 기술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솔루션 ‘AI 스튜디오(STUDIOS)를 출시했다.

AI 스튜디오는 이용자가 원하는 문장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AI 휴먼(AI Human, 인공인간)이 해당 문장을 그대로 말하는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영상 합성 및 편집 플랫폼이다.  딥브레인AI는 "기존 AI 휴먼 솔루션이 대형 엔터프라이즈 기업 대상이라면, AI 스튜디오는 중견, 중소기업도 AI 휴먼 기술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월 구독 형태 SaaS 상품"이라며 "보통 영상 제작 시 모델부터 촬영 장비 및 제작 인력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AI 스튜디오는 별도 촬영 없이도 영상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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