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면역항암학회(SITC)가 열린다. [사진: SITC]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면역항암학회(SITC)가 열린다. [사진: SITC]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 2021)에 대거 참가한다. 

SITC 2021은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워싱턴에서 열린다. SITC에는 에이비엘바이오, 네오이뮨텍, 메드팩토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인 신약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그 동안 국내 바이오 기업은 코로나19 진단키트나 백신, 치료제에 짓눌려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모처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되는 이 행사에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소개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등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은 네오이뮨텍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NT-I7’의 병용 임상 데이터다. NT-I7은 T 세포의 증폭을 유도하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T세포 항상성 유지의 핵심 요소로 알려진 ‘인터루킨7(IL-7)’에 단백질 지속형 기술과 단백질 공학 기술을 적용해 개발했다.

췌장암과 대장암 임상 2상은 ‘PD-1’을 저해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했다. 고형암 5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NIT-110’ 임상 과제의 일환으로 MD앤더슨암센터 등 다수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NIT-110의 임상 대상인 고형암 5종은 삼중음성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췌장암 대장암이다. 그 중 췌장암과 현미부수체안정형(MSS) 대장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이 미미하다. 아직 어떤 면역항암제도 승인받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췌장암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의 초기 결과는 처음 발표된다. 네오이뮨텍은 이번 발표를 통해 재발 및 불응성 대장암 환자들의 치료 대안을 위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다른 발표는 뇌암 미국 임상 1상인 ‘NIT-107’에 대한 최신 임상 결과다. 뇌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교모세포종(GBM)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준치료인 화학·방사선 치료와 함께 NT-I7를 투여를 병용했다. 이 임상은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 의대에서 진행됐다.

네오이뮨텍은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기존 표준 치료 대비 현저히 증가한 생존율 등의 자료를 발표했다. 이후 최신 임상 상황을 공개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BL503’과 ‘ABL111’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ABL503과 ABL111은 종양미세환경에서 선택적으로 면역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자사 ‘그랩바디-T(Grabody-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ABL503은 PD-L1과 4-1BB를 이중으로 표적한다. 전임상 결과,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PD-L1 계열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보다 항암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임상에서의 과잉염증반응(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안전성 예측을 위해 진행한 실험에서도 사이토카인 생성이 억제되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4-1BB 기반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 이번 SITC 참가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이중항체 형태 치료제인 만큼 혁신성 역시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스티큐브는 학회 첫날인 10일 혁신 신약 후보물질의 표적인 ‘BTN1A1’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BTN1A1는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다양한 고형암에서 강력하게 발현되는 표적이다. 에스티큐브는 BTN1A1이 기존 면역조절억제제 표적인 ‘PD-L1’과 상호 배타적으로 발현해, 상생(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BTN1A1이 기존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로 활용되는 PD-L1의 상위 조절자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에 BTN1A1을 표적으로 하는 ‘hSTC810’ 항체는 새로운 면역관문억제제로, 기존 PD-1 및 PD-L1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스티큐브는 hSTC810에 대해 올해 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내년 초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9월 hSTC810의 글로벌 임상 1상 IND 제출에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 신청 전 사전회의도 마쳤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이번 학회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 연구 및 기술이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드팩토는 이번 SITC에서 바이오마커 연구 중 추가로 도출한 성과를 발표한다. 메드팩토는 현미부수체 안정형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중인 항암신약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1b·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수집된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바이오마커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이번 연구성과는 작년 학회에서 발표했던 백토서팁 바이오마커인 VRGS(Vactosertib response gene signature)와는 별도 성과로 VRGS와 함께 활용 가능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차백신연구소와 애스톤사이언스는 암 치료백신으로 개발 중인 ‘AST-021p’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연구 내용은 암세포에 의한 특이 단백질인 HSP90의 일부분을 항원결정기(Epitope) 사용 암 치료백신 AST-021p의 유방암 마우스 모델을 활용한 병용요법 효과에 대한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선 다양한 종양 동물모델에 대해 엘-팜포를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투여 시 대조군 대비 종양 크기가 93.1% 줄어든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애스톤사이언스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암 치료백신은 물론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등 시장 규모가 큰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기업 밸류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씨셀의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는 고형암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인 CAR-NK(키메라 항원 수용체-자연살해) 세포치료제 ‘AB-201’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AB-201은 자연살해 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인 지씨셀의 차세대 주력 라인업이다. 기반 기술인 NK세포 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이전받은 아티바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아티바는 2019년 지씨셀(당시 GC녹십자랩셀)과 녹십자홀딩스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법인이다. 특히 지씨셀과 아티바는 지난 1월 미국 MSD와 약 2조900억원 규모로 CAR-NK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씨셀 관계자는 “AB-201 연구결과가 향후 기술 이전 등의 추가 성과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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