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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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를 향한 택시업계의 견제구가 날카로워진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택시업계 차원에서 자체 플랫폼 구축 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례가 있었던 만큼 앞선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 중개(일반 호출) 서비스 운영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히며 택시업계 스스로 플랫폼 택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민·관·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F는 택시업계 자체 플랫폼 확보방안 및 시 지원 필요사항, 플랫폼 택시 지속가능한 관리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는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이, 몸집이 큰 플랫폼 사업자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중개 수수료가 없는 일반호출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T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사실상 시장 독점 체제와 같단 지적이다.

특히 올 초 비가맹(일반) 기사를 대상으로 내놓은 부가 상품인 프로멤버십은 사실상 서비스 유료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며 논란이 됐다. 부가 옵션 상품이라고는 하나 결론적으로 가입을 통해 호출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단 것이다.

이렇듯 카카오모빌리티 일반호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업계 불만이 고조되면서 지난 9월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택시업계가 주도하는 호출 앱을 구축하겠단 방침을 내놨다. 

세부적으로는 수도권 지역 법인·개인택시 통합 호출 앱을 구축, 이후 단계적으로 전국 확대를 추진한단 목표다. 공공앱 및 지역 화폐와의 결제 연계 등도 추진한단 계획도 언급됐다.

최근엔 택시업계와 함께 지자체가 지원, 민간 사업자가 플랫폼 개발을 맡는 등 협력하는 모델을 택하는 경우도 많지만 과거 실패 선례들이 있었던 만큼 장기적으로 운영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등 회의적인 시선도 일부 엿보인다.

2018년 선보인 '지브로(Gbro)'라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지브로는 최대 콜(호출)비 2000원 등을 주요 특징으로 내걸었으나 이용률이 저조한 등 이유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운영을 접었다.

지브로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 승차 거부를 근절하겠단 취지로 만든 'S택시'가 출시됐었으나 불안정한 서비스 운영 등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S택시는 시범 운영 한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호출 쪽에서 독과점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각종 이용 불편이 일반 시민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시는 민간, 학계 등과 함께 공동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를 지원하고자 하며 계획은 앞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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