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 오리온]
서울 용산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 오리온]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국내 굴지의 식품·제과업체 오리온이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간편대용식·음료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중국 바이오 사업의 첫 단추도 뀄다.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16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오리온은 사업 초기인 만큼 당장 직접 제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국내 바이오 벤처와 손을 잡아 우수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는 최근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합자법인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의 설립 승인을 획득했다.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서 오리온의 현지 제약·바이오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의 중국 바이오 시장 진출은 작년에 물꼬를 텄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제약·바이오 사업을 추가했고, 이어 2020년 10월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에 나섰다. 오리온과 산둥루캉의약이 각각 65%, 35%의 지분을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도 4월 국내 백신기업 큐라티스와 청소년·성인용 결핵백신 기술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5월에는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진단키트 기술도입 본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바이오 사업의 첫 분야로 결핵과 대장암을 선택한 것도 탁월했다는 분석이다. 

결핵은 중국 정부가 주요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관리하는 병이다.

중국의 잠재 결핵 보균자는 3억5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암 연구 저널에 따르면 1990년 10만명당 12.18명이었던 중국 대장암 발병 인구는 2017년 22.42명으로 증가했다.

중국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식생활도 서구화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대장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오리온홀딩스와 큐라티스의 업무협약 체결식. 왼쪽부터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 [사진: 오리온]
지난 4월 오리온홀딩스와 큐라티스의 업무협약 체결식. 왼쪽부터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 [사진: 오리온]

향후 오리온은 산둥루캉의약과의 합자법인을 통해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키트, 큐라티스의 결핵 백신을 현지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오리온의 이같은 투자는 건강기능식품·백신·진단키트 등에 대한 내수시장 진출보다는 그동안 성실히 인프라를 구축한 중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오리온홀딩스는 CJ, 농심,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식품업계 선두주자로 2조원대 매출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오리온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과 시장 내 확실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신사업 추진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산둥루캉의약은 직원 6천여 명을 둔 항생제 생산 선도기업으로, 중국 32개성 전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클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내 바이오사업의 성공을 위해 큐라티스, 지노믹트리 등 국내 우수한 바이오벤처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우수한 바이오 기술을 적극 발굴하고, 중국 현지에서 성공시켜 ‘K-바이오’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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