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 광동제약]
광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 광동제약]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광동제약이 주력 제품인 ‘삼다수’ 유통권을 잃을 뻔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생수사업 의존도가 커지고 있어 광동제약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본업인 제약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진행한 ‘JPDC 제품 제주도외 위탁판매 동반 협력사 공개모집’에 참여, 동반 협력사에 최종 선정됐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5년까지다.

광동제약은 이번 계약을 통해 일반 소매시장 판권과 함께 기존 LG생활건강이 맡아 오던 비소매 판권까지 확보했다. 다만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와 3사 계열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유통은 제주개발공사가 맡는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권 확보로 ‘1조 클럽’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광동제약은 작년 매출 1조2438억원의 30.6%를 삼다수로 벌어들였다. 이번 입찰에서 패했다면 매출 1조가 붕괴될 가능성이 컸다. 때문에 광동제약은 입찰 초기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963년 설립된 광동제약은 초창기부터 경쟁사에 비해 한 발 앞서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0년대 들어 제약업계 내 경쟁이 심화됐고 제약사들은 앞다퉈 신성장동력 발굴에 몰두했다.

일찌감치 음료 사업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낙점한 광동제약은 '비타500' 성공이후 빠르게 외형을 불려 나갔다. 2016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뒤 2017년 1조1416억원, 2018년 1조1802억원, 2019년 1조2383억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코로나19가 전 업종을 뒤엎은 지난해에도 1조3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겉으로만 보면 남부러울 게 없는 광동제약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삼다수 소매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 234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광동제약 매출(별도 기준 7643억원)의 30.6%에 해당한다.

제주삼다수 [사진: 광동제약]
제주삼다수 [사진: 광동제약]

광동제약 삼다수 매출 증가세가 다른 사업을 웃돌면서 제약사업은 갈수록 존재감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승승장구하는 식음료 사업에 치중해 신약 개발이라는 제약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광동제약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의약품 매출 비중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초 39.3%에서 올해 2분기 33.3%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매출 비중에 광동제약은 제약사가 아닌 음료 회사라는 오명이 뒤따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유지된다면 삼다수에 대한 광동제약의 의존도는 점점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향후 광동제약이 아닌 다른 기업에 삼다수 판권이 돌아갈 경우 광동제약이 입게 될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광동제약 측은 의약품 분야 연구개발과 영업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안정적 운영과 함께 바이오 사업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음료 사업뿐 아니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백신 등 각각의 사업 역량을 지속 제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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