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기업협의체(Korea H2 Business Summit) [사진 : 현대차]
 수소기업협의체(Korea H2 Business Summit) [사진 : 현대차]

[디지털투데이 김양하 기자]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기업협의체(Korea H2 Business Summit)가 첫발을 내디뎠다.

출범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회장들과 CEO들이 직접 참석했다.

대외활동을 잘 하지 않는 신동빈 회장까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수소경제에 대한 롯데그룹의 관심을 드러냈다.

수소기업협의체 원년 멤버에는 15개 그룹과 기업이 참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코오롱그룹, 이수그룹, 일진그룹 그리고 E1, 고려아연, 삼성물산이 수소기업협의체 원년멤버다.

 LG그룹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 : LG그룹]
 LG그룹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 : LG그룹]

하지만 4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LG그룹만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이 협의체에 합류했지만, LG그룹 계열사는 단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수소기업협의체에 합류할 만한 LG그룹 계열사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정도다.

LG유플러스도 수소경제에 관심은 있지만 주로 수소 등을 탐지하여 통신인프라를 통해 알려주는 대기환경진단솔루션 제공에 그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를 주로 만들기 때문에 수소기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LG화학은 그린 수소 생산과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필수적인 혁신 기술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나섰다.

LG화학은 KIST와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기술인 CCU(Carbon Capture & Utilization, 탄소포집활용), 수소 에너지 등 관련 기술의 공동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G화학은 KIST와 CO₂ 발생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 화합물을 이용한 안전한 수소 생산 등과 같은 수소 기술 등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학을 비롯해 신약 개발,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까지 하고 있는 LG화학의 입장에서 수소 기술 개발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과거로 넘어가면 LG그룹이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 사정이 드러난다.

LG그룹은 그룹 회장은 장자가 맡고 다른 가족들은 계열분리를 하거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전통이 있다.

1996년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의 희성그룹 분할부터 시작으로 LX그룹까지 수많은 계열분리가 있었다.

특히 2003년에는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명예회장이 LG전선과 E1(구 여수에너지) 등을 분리해 LS그룹을 출범시켰다.

LG그룹에서 분리되어 LS그룹에 편입된 E1은 이번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2004년에는 LG그룹의 공동창업주인 고 허만정 회장의 손자인 허창수 회장 일가가 LG칼텍스정유, LG유통, LG건설 등 정유, 건설 및 유통 계열사들을 분할하여 GS그룹을 출범시켰다.

GS그룹 역시 이번 수소기업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유 정제시설과 주유소 등이 수소 생산과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LG그룹은 수소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분리되는 바람에 이번 수소기업협의체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그룹은 수소모빌리티보다는 전기차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도 하다.

LG전자는 전기차에 필요한 전장분야에 막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어쩔수 없이 전기차 분야에 올인을 해야하는 LG그룹의 상황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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