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진: 셔터스톡]
넷플릭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파죽지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해온 넷플릭스의 성장 속도가 예전만 못해졌다는 시선이 최근 늘었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는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돌파구로 비디오 게임으로 확장하는  대담한 카드를 뽑아들었다. 게임을 앞세워 신규 회원을 유치하고 기존 회원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등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콘텐츠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지식재산(IP)을 확장하고 사용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해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회의론도 나름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마이클 파처도 대표적인 회의론자 중 1명이다. 그는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영상을 넘어 팟캐스트와 게임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지만 팟캐스트와 게임은 급이 다르다. 팟캐스트는 상대적으로 제작 원가가 저렴할 뿐더러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이동 중에 추가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으로 넘어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용 측면에서 저렴하지 않는 것은 물론 통할 만한 게임을 만드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넷플릭스는 초기에는 모바일 게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파처 애널리스트는 냉소적이다. 그는 "모바일 게임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넷플릭스가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기업 묘지는 모바일 게임 제작에 실패한 콘텐츠 회사들 시체로 가득차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디즈니도 실패했고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인 액티비전, EA, 테이크투, 유비소프트, 닌텐도 역시 수년간 경쟁력 있는 모바일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시도해왔지만 인수를 통해 겨우 지속적인 성공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게임은 기존 구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별도 비용은 없다.

파처 애널리스트의 공세는 계속된다. 그는 넷플릭스가 게임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장애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규 시용자들을 파고들 때 특히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넷플릭스가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고 해도 1년에 몇 개 이상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4만개 이상 모바일 게임이 쏟아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처 애널리스트는 "35억 모바일 게이머 세계에서 매년 2~3개 신규 게임에 접근하기 위해 넷플릭스 구독을 추가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보다 진화된 게임을 내놓으로 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장애에도 직면할 수 있다.  비디오 게임들은 대부분 전용 콘솔이나 PC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파처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는 게임을 온라인에서 끊김없이 스트리밍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대중화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경쟁은 이미 뜨거운 분야로 꼽한다. 클라우드 빅3인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버티고 있고 있고 소니도 인수합병(M&A)에 투입하는 실탄을 늘리고 있다. 

파처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게임 사업을 맡기기 위해 영입한 마이크 버튜와 관련해서도 "경험이 있는 게임 디자이너지만 모바일 게임에선 경험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 산업의 역사를 봤을 때 텔레비전 쇼 콘텐츠에 기반해 성공한 게임은 많지 않았다는 점도 회의론의 근거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는 성장을 위해 게임 보다는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칼럼을 통해 넷플릭스가 지식재산 수익화 방법으로 이커머스나 비디오 게임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지만 이 분야 경쟁은 치열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게임에 대해서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도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그런 만큼 파이낸셜타임스는 넷플릭스는 독립적인 영화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것이 먼저라는 쪽이다. 디즈니는 20세기폭스를 샀고 아마존은 MGM을 인수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도 라이온스게이트 같은 스튜디오를 손에 넣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라이온스게이트는 트와일라잇 같은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넷플릭스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모두 넘어가기전에 이들로부터 보다 많은 콘텐츠들을 사야 한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빅테크 기업들이 버틴 가운데서도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고성장을 구가해왔다. 성장성을 이어가기 위해 게임으로 확장하는 전술이 먹혀들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아직까지는 회의론도 적지 않아 보인다. 아마존도 자체 게임 제작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넷플릭스가 게임을 내놓을 때 까지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드가 계속될 것 같다. 넷플릭스가 언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일지, 개발할 게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는 아직은 베일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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