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한경주 기자] 모바일게임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롤 더 스카이', '타이니 아일랜드' 등을 시작으로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이른바 국민게임을 탄생시킨 후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게임업체들의 경쟁은 접입가경이다.

온라인게임 업체들조차 올들어 모바일게임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몇몇 대형 게임사의 모바일게임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을 비롯한 다른 플랫폼 게임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모바일게임을 통해 재도약을 꾀하려는 게임업계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1조원 육박하는 모바일게임 시장, 지난해 28.4% 성장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11년 7502억원보다 28.4% 증가한 9053억원을 기록,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11~2012콘텐츠 시장 규모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모바일게임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디바이스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다른 게임에 비해 접근하기가 쉬워진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더불어 게임장르가 다양화됨으로써 각 연령층과 각기 다른 유저들의 취향까지 세세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의 경우는 최근 출시되는 장르가 대부분 다중역할접속게임(MMORPG)이나 스포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연령대가 높은 층이나 게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용하기가 부담스러운게 현실이다.

이에 비해 모바일게임은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에서 부터 하드코어 유저가 즐길 수 있는 TCG, MORPG, MMORPG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가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LTE망 등 통신기술의 발전, 부분유료화 시스템의 안정화 등 환경적 요인과 디바이스의 성능 향상까지 더해지면서 모바일게임 유저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 선점경쟁 치열
지난 2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3년 글로벌 게임산업 전략포럼'에서 위메이드 석주완 사업본부장은 "2013년 모바일게임 시장이 1조4000억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2012년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1조5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모바일게임 시장선점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은 지난해말 '다함께 차차차'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다진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넷마블은 캐주얼 장르의 게임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작 20종, 외부 개발작 50종 등 총 70종의 모바일게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이를 위해 모바일 본부와 전략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을 위한 게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 개발 지주회사인 CJ게임즈를 통해 터키 1위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회사인 '조이게임'의 지분 50%를 확보하는 등 전략적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인력을 대거 확충했다. 위메이드는 '지스타2012'(G-star 2012)를 통해 선보인 '천랑'과 '히어로스퀘어'를 비롯한 RPG, FPS, 시뮬레이션, 적진점령(AOS)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 40종을 올해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은 온라인 게임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점령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넥슨은 올해 온라인게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이는 한편 자체 플랫폼인 '넥슨 플레이'(NEXON PLAY)와 연동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방침이다. 일종의 게임센터의 성격인 넥슨플레이는 친구 유저와 연동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 게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임빌은 통합 서비스 플랫폼인 '게임빌 서클'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와함께 '프로야구' 시리즈와 '이사만루2013' 등 스포츠 장르의 게임을 비롯해 올해 중순쯤 선보이는 MMORPG 장르 1종 등 총 50종의 게임을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게임빌은 현재 70여개의 외부 개발사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외부 개발인력의 개발력과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컴투스는 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2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의 신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컴투스는 올해 소셜 기반의 캐주얼 게임 출시를 비롯해 RPG, 액션 등 기존 PC, 콘솔 환경의 인기 장르와 캐주얼, 소셜 등 모바일게임의 인기 장르를 합쳐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새로운 장르의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12%증가한 768억원에 달했으며, 영업이익도 413%증가한 161억원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컴투스 인력은 534명으로, 위메이드에 이어 업계 2위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기획부터 개발, 퍼블리싱까지 일원화 시스템 구축
모바일게임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퍼블리싱 수준에서 벗어나 게임 기획부터 개발, 퍼블리싱 사업까지 역할을 확대 강화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 10월과 11월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글룹스와 인블루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인 '네온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나우콤도 지난해 12월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라온엔터테인먼트의 주식 122만주를 인수한 데 이어 블루윈드 지분 40% 인수했다.

이외에도 개발 자회사를 세운 게임빌,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 인력을 확보하려는 위메이드, 공개 및 상시 채용을 통해 개발 인력을 늘려가는 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시장 공략을 위한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업체들은 그동안 비용, 운영상 편의를 위해 자체 개발보다는 외부에서 개발된 게임을 퍼블리싱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제까지는 꾸준한 개발 인력 확보로 자체 개발 게임이 50%에 이르는 컴투스를 제외한  대다수 게임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개발한 게임이 전체 출시 게임의 10~20%에 불과했다.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이처럼 게임 기획부터 개발, 퍼블리싱까지 일원화 구조를 갖추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의 MG(Money of Guarantee)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5000~8000만원선이었으나 올들어선 급격히 상승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콘텐츠로 개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MMORPG의 경우는 이미 MG가 1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만약, 한 해 동안 한 게임사가 MMORPG장르의 모바일게임을 20종 출시한다고 가정하면  MG로만 최소 2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까지 합하면 게임 20종을 런칭하는데만 최소 3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임 기획부터 개발, 퍼블리싱, 운영까지 모두 총괄해 게임의 퀄리티 확보는 물론 게임 운영의 효율성을 갖추려는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온라인 게임과 달리 하루에도 수백개의 게임이 출시된다. 이는 유저들의 선택 폭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로, 유저가 플레이하던 게임의 퀄리티가 낮거나 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쉽게 다른 게임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바이럴을 통해 게임 이미지가 한 순간에 나빠질 수도 있다.

또한 개발사 네임밸류(Name Value)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유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중 하나다.   

인게임즈 김승덕PD는 "최근 게임 기획부터 출시까지 시스템을 일원화하려는 움직임이 모바일게임 업계에 점점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현상으로, 그만큼 모바일게임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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