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한경주 기자] 비디오게임은 극심한 한파에 허덕이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조차 언제쯤 비디오 게임시장이 바닥을 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을 정도다. 올해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을 신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비디오게임 시장이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인가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비디오게임 시장의 양대산맥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올 연말 '플레이스테이션4'(Playstaion4, 이하 PS4)와 '엑스박스720'(이하 Xbox720)을 출시할 계획이다. PS4는 플레이스테이션3가 출시된지 7년만이고, Xbox720의 경우 엑스박스360이 출시된지 8년 만이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한 때 게임업계를 평정했던 '왕들의 귀환'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침체의 늪에 빠진 비디오게임 시장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표한 '2012년대한민게임백서'(이하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0년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이 전년대비 18.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 비해 그나마 양호했던 글로벌 비디오게임 시장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49.2%의 비중을 차지했던 비디오게임은 지난해 43.3%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비디오게임 시장의 약세는 시장규모가 가장 큰 미국 비디오 게임 시장의 침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2012 대한민국 게임 백서>

미국 시장 조사업체인 NPD그룹도 지난해 미국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가 110억달러에서 90억달러까지 떨어졌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에서 가장 큰 게임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게임스탑'(Gamestop)도 자체 조사 결과를 통해 비디오게임 판매량은 전년대비 5%, 매출 규모는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두번째로 큰 유럽 시장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유럽 비디오게임 시장은 지난 2010년, 2011년 각각 3.1%. 1.6%로 소폭 성장했으나 지난해 다시 마이너스 4.3%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디오게임 시장의 부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바일 게임의 강세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디바이스가 출시되더라도 재상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웹로그 업체 플러리는 "작년 iOS를 통해 출시된 게임이 80억개에 이르고, 미국 게임 사용자들의 전체 이용시간 가운데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40% 가까이 이른다"고 밝혔다.

이른바 킬러 콘텐츠라 불리는 높은 퀄리티의 게임이 부족하다는 점도 비디오게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루 평균 1000개 가까이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에 비해 신작 출시 갯수가 매년 37% 하락하는 비디오 게임에서 킬러 콘텐츠가 출시될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NPD그룹의 애널리스트인 리암 칼라한은 "소비자들은 언제나 현명한 소비를 하기 원하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기다리는 고통스러운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왕들의 귀환' PS4, Xbox720
비디오 게임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PS4와 Xbox720이 올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라이벌 제품이 그동안 다양한 시리즈 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같은해,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글로벌 게임 업계에서는 비디오게임 업계의 빅뱅이라고 부르고 있다.

PS4는 지난 2월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Playstaion Meet 2013'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행사에서 소니 앤드류 하우스 사장은 "PS4는 단순한 게임 디바이스가 아닌 향후 게임 플레이의 개념을 바꾸는 동시에 전반적인 게임업계의 관념을 바꾸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플레이스테이션4의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서는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소니 측은 8GB램과 6개의 CPU가 탑재됐으며 PS4의 컨트롤러인 '듀얼쇼크4'는 기존 시리즈의 컨트롤러와 달리 '터치기술'이 도입됐다고 밝혔다.

 
소니 측 관계자는 "듀얼쇼크4의 경우 기존 컨트롤러 기능에 터치스크린 기술이 도입돼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게임 플레이를 즐기게 될 것"이라며 "향후에는 한 개의 주변기기를 통해 본체에서 컨트롤러 기기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휴대용 비디오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이하 PS VITA)를 통한 리모트 플레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PS VITA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PS4의 전 시리즈인 PS3와 PS VITA가 서로 호환되지 않아 게임 진행의 연결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게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휴대용 게임기인 PS VITA가 PS3와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치명적이라는 것.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소셜 기능 도입 등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모바일게임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소니 측은 "PS4는 당초 개발부터 하나의 기기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며 "스마트폰과 PS VITA의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되도록 개발됐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소셜 기능을 도입해 글로벌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달 21일 공개예정인 Xbox720도 기존 시리즈에는 도입되지 않았던 다양한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3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인 이그재미너닷컴(examiner.com)은 IT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엑스박스 720에 태블릿 기능과 휴대전화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주요 사양의 경우 AMD  옥타코어(8코어) x64 1.6GHz, CPU는 D3D11.x 800MHz, 메모리는 8기가의 DDR3 램이 장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키넥트의 경우 3D 영상은 물론 음성 및 동작 감지 기능이 향상돼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으며 각종 모바일 디바이스와 호환이 가능하도록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PS4와 Xbox720이 기존 시리즈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는 것을 물론 출시 일정까지 비슷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소니와 MS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지난달 소니 측은 "미국 게임 최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게임스탑이 MS와 모종의 합의를 통해 엑스박스 게임 콘텐츠를 판매량을 높이려고 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MS는 소니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게임스탑도 "소니 측의 의혹대로 할 경우 게임스탑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 만큼 그런 실수를 우리 스스로 할 일이 없다"며 의혹 제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비디오게임 업계 기대심리 높아
비디오게임 업계는 현재로선 PS4와 Xbox720의 출시가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소니와 MS가 각각의 디바이스에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 기능을 추가하는 등 기존 시리즈와 다른 차별화 된 기능을 추가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능들의 추가가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의 게이머들을 빼앗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플랫폼을 동시에 즐기는 게이머가 늘어나 게임 시장의 전반적인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비디오게임 시장의 비중이 아직까지 40%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과거 영광을 재현할 만한 충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가 비디오게임의 업계에서 말하는 말하는 10년 주기설에서 상승곡선으로 접어드는 해라는 점도 업계의 기대심리를 높이고 한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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