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오세훈 시장과 박형준 시장이 각각 서울과 부산의 새 수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금융 정책의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요 공약으로 4무(無) 대출을 제시한 만큼 새로운 소상공인 대출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약한 가상자산 거래소, 블록체인 특구 등이 추진될지도 주목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금융공약인 4무 대출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10일 오세훈 시장은 서울 명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4무 대출 공약으로 보증료 전액 면제, 담보 없이, 서류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빠르게 충분한 대출을 보증하겠다”며 “또 1년 동안 무이자로 최대한도 1억원까지 대출해 소상공인들에게 긴급수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세훈 시장은 3월 31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4무 대출을 다시 언급했다. 당시 오 시장은 “1년 간 1억원까지 이자 없고, 수수료 없고, 담보 없는 소상공인 4무 대출을 공약으로 약속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활용해 대출을 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이 공약한 대출이 이자와 담보 없이, 더구나 서류 심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제한적인 규모로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금융중심지 정책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과정에서 오세훈 시장은 과거 서울시장 재임 기간 중 서울의 국제금융센터지수를 51위에서 16위로 올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 시기에는 국제금융센터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세훈 시장이 전임 시장의 금융중심지 정책을 비판했던 만큼 관련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펀드 관련 정책은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서울시 대전환 펀드’ 공약을 한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정책 과제를 위해 주도하는 이른바 ‘관제 펀드’의 경우 수익률을 높이려다보면 수익이 담보되는 기업에 투자해 오히려 민간 투자까지 한곳에 쏠리는 투자시장 왜곡을 불러온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또 MB정부 시절 녹색성장정책 붐을 타고 등장한 녹색성장펀드, 통일 대박론과 함께 출시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가 당시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정권의 명운과 함께 쇠락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미래혁신성장펀드 등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관제 펀드에 부정적인 만큼 서울시 펀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의 블록체인 정책 변화도 주목된다. 전임 박원순 시장은 서울을 세계적인 블록체인 도시로 만들겠다며 스위스를 방문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박영선 후보 역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 발행을 비롯해 블록체인 관련 공약을 선보였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블록체인과 관련해 특별한 공약을 하지 않았다. 서울시의 블록체인 육성 정책이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밖에도 오세훈 시장은 서울 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혁신기업 등에 대한 금융 지원 정책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 박형준 부산시장 페이스북]

박형준 부산시장은 블록체인, 가상자산과 연관된 금융 공약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3월 10일 디지털 혁신 정책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소상공인 핀테크 경제환원 시스템,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부산시민증과 동백전 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를 추진하고 금융혁신 선도 범시민 거버넌스 구성 등 가상자산 신금융 글로벌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형준 시장은 “부산을 블록체인 특구도시로서 블록체인의 공공활용도를 최우선적으로 높여나가겠다”며 “이미 발표했던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적 민주적 공론화 기제로 블록체인 아고라를 구축하고 블록체인 자원봉사 시스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가상자산 거래소 구축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역시 공약했던 내용이다. 박 시장은 가상자산, 블록체인, 금융을 연계해서 부산의 금융을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실제 가상자산 거래소 구축이 가능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실한 것은 박형준 시장이 블록체인 활성화를 강조한 만큼 전임 오거돈 시장의 블록체인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 저출산, 신혼부부 공약을 발표하면서 신혼부부에게 소득제한 없이 신혼주택자금을 2억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이 펀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반면 박형준 시장은 올해 1월 글로벌 벤처캐피탈 요즈마그룹과 창업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창업펀드를 통해 부산 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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