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IP를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 모두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에 투자해 지식재산권(IP) 확보와 함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웹툰에 이어 웹소설까지 IP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는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인수 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래디쉬는 영미권 기반 웹소설 플랫폼으로 영국 옥스포드대학교를 졸업한 이승윤 대표가 2016년에 창업했다. 미국 법인으로 한국과 미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000만달러(약 230억원)로 미국 웹소설 플랫폼 중 5위권이다. 월간 이용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래디쉬는 기업형 집단창작을 내세우며 ‘웹소설계 넷플릭스’로 불린다. 줄거리 담당, 집필자, 편집자 등 세분된 수십 명의 작가진이 작품당 매일 3∼5회씩 에피소드를 연재해 독자들의 기다림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지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과 함께 래디쉬에 총 76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322억원을 투자하고 래디쉬 지분 12.46%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카카오는 래디쉬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미 지분을 확보한 상태라 카카오의 래디쉬 인수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트먼트 관계자는 “래디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절차가 남아서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래디쉬 인수는 카카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북미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카카오는 북미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 지분 21.68%를 인수했다. 현재 카카오는 타파스를 통해 카카오페이지 IP를 북미지역에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가 래디쉬를 인수하게 되면서 웹소설 IP를 웹툰, 드라마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웹툰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와 영상을 기획‧제작하는 카카오M을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했다. 카카오가 래디쉬를 인수하게 될 경우 웹툰‧웹소설 IP를 영상으로 제작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카카오 래디쉬 인수는 지난 1월 네이버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한다. 웹툰과 웹소설을 포함한 콘텐츠를 글로벌 진출 첫 발판으로 삼고 있는 만큼 네이버에 웹소설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먼저 미국 웹툰‧웹소설 시장에 진출해 선점한 상태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부터 웹툰 플랫폼을 미국에 서비스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미국 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3월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는 콘텐츠퍼스트에도 약 334억원 투자를 진행해 지분 25%를 확보했다. 태피툰을 통해 국내 웹툰을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소설 IP 확보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약 6억달러(약 6500억원)를 들여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100%를 인수했다. 왓패드는 래디쉬 경쟁사로 불린다. 북미 웹소설 플랫폼 1위로 월간 이용자 수 9000만명을 돌파했다. 왓패드의 인기 웹소설 ‘애프터’ 등 1500여편 작품들은 출판과 영상물로 제작된 바 있다.
네이버도 웹툰과 웹소설 IP를 활용한 영상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네이버웹툰 미국 법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미국 현지 작품 영상화를 확대하기 위해 버티고 엔터테인먼트, 바운드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외 영상 제작 스튜디오 3곳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최근 네이버는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9년부터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서비스했다. 이어 지난 3월 31일 독일어 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네이버가 미국 시장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이 성장하면서 웹소설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웹툰과 웹소설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글로벌로 유통되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텐츠 IP를 확보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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